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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가치 중점이 우선… 교육의 행정화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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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가치 중점이 우선… 교육의 행정화 경계"

●5‧18 41주년 특집 '80년 오월 그 후'- (Ⅱ)5‧18 교육 현장을 가다 ⓵광주‧전남 교육실태
광주, 혁신학교 중심으로 교과 경계 허물어
질좋은 콘텐츠 늘었지만 수업시수 부족 여전
5‧18 주간에만 집중… 사업성 교육 한계
시대적 고민들로 교육 패러다임 전환 필요

게재 2021-05-13 16:13:31
지난 2017년 광주 풍향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5·18 계기수업을 하고 있다. 광주시교육청 제공
지난 2017년 광주 풍향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5·18 계기수업을 하고 있다. 광주시교육청 제공

1980년 5월로부터 41년이 흘렀다. 5·18 진상규명 움직임은 더디지만 이제라도 조금씩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하지만 교실 속 5·18 교육은 역사적 사실을 암기하던 과거에서 크게 달라진 바 없다. 광주시교육청은 계기교육을 위한 5·18인정교과서를 발간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5·18 정신 계승에 노력 중이지만 현실과 괴리 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일선 현장에선 사업보단 가치 중심의 5·18 교육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 인정교과서 발간… 5·18 수업에 활용

지난 2009년 광주시교육청과 5·18기념재단은 5‧18민주화운동 인정교과서(초·중등 2종)를 만들어 일선 학교에 보급했다. 해당 도서는 현재 교과서가 아닌 학습보조자료(초등 사회과)로 활용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최근 5·18기념재단 및 광주·전남의 현장 교원들과 협업 해 '5·18민주화운동' 인정도서를 개발, 지난해 발간했다. 5·18의 발생 배경 및 전개 과정과 같은 역사적 사실은 물론이고 역사 왜곡 대응, 사회적 연대와 실천 방안에 이르는 깊이 있는 주제 등 다양한 시각에서 5·18을 다루고 있다.

이번에 개발된 인정교과서는 고등학교에서는 선택 과목을 개설해 공식 교과서로 사용할 수 있다. 현재 상무고등학교는 2학년 과정의 선택 교과인 '5·18민주화운동' 수업에 사용 중이다. 관내 및 전국의 학교도 관련 교과 및 창의적 체험활동에 해당 교과서를 보조교재로 활용할 수 있다.

광주시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 김유영 장학사는 "고등학교 여러 곳에서 요청할 만큼 이번에 발간된 고교 인정교과서에 대한 반응이 좋아 더 많이 발간 중이다"면서 "정규시간에 많은 시간 할애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민주화운동 교과서를 가지고 교사가 단원에 맞게 재구성해 수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5·18에 대해 두루뭉실한 두려움에 싸여 있던 사람들도 체계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교재"라면서 "시의회 추경이 끝나는 대로 관내 고1 전체에 배포할 예정이다. 학생들 스스로 읽어보고 '광주사태'가 아닌 '5.18민주화운동'으로 인식,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누적·심화 교육 부재… 교육의 행정화 경계해야

현재 5·18 민주화운동은 역사 교과서의 현대사 부분에 삽입되어 있다. 학년 말에나 배울 수 있는데다, 짧으면 한 줄 정도로 그 내용도 매우 빈약해 5·18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공교육에서 5·18을 가르쳐야 한다는 문제 의식 속에 5·18 인정교과서가 출간된 것이다.

이번 5·18민주화운동 인정교과서 검토를 맡은 임광호 신용중 교사는 "과거 5·18 교육이 역사과 선생님들 중심으로 교과목 속에서 한정됐다가, 인식 변화와 다양한 교수학습법 개발로 인해 여러 교과로 확산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누적·심화 학습이 이뤄지지 않는 점"이라며 "학년이 올라갈 수록 교육 방법이 조금씩 달라지는 걸 '나선형 교육과정'이라 부른다. 하지만 이에 대한 고민 없이 계기수업에만 의지한다. 광주는 초등학교부터 5·18에 대해 배우고 있는데, 고3이 돼도 5·18에 관한 지식은 그대로인 경우가 많다. 학습 동기 유발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고등학생 시절 5·18을 목격한 임 교사는 5·18 교육이 행정편의주의적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우려했다.

그는 "현재 교직에는 5·18 체험세대보다 미체험 세대가 많다. 특히 민주화 이후 태어난 세대들은 치열하게 싸웠던 시대에 대한 맥락적 이해가 부족한 경우가 있다"면서 "결국 시교육청의 행정지침에 의존하게 되는 상황이 온다. 시교육청 역시 담당자가 바뀔 때마다 단편적이고 비슷한 내용의 행정 지침만 되풀이 해, 아이들이 알맹이 없고 피상적인 교육만 반복하게 됐다"고 꼬집었다.

● "5·18 말하지 않는 5·18 교육"… 가치 강조해야

백성동 극락초 교사는 "5·18 교육은 5·18을 직접 언급하지 않아도 1년 내내 5·18의 가치를 이야기 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많은 혁신학교들 중심으로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해서 삶과 연관된 교육으로 연결지어 5·18 교육을 해 왔지만 하지만 언론이나 교육청은 5월에만 5·18 교육을 하는 것처럼 접근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교육청의 사업에 매몰된 선생님들도 많아 5·18의 가치들을 어떻게 펼쳐낼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5·18 교육의 자율성 부재도 꼬집었다.

백 교사는 "선생님들이 5·18 교육을 힘들어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른 수업들은 선생님들이 교육과정을 직접 짜는데, 5·18은 유독 중앙집권적이었다"면서 "진실규명이 더 중요했던 과거엔 주입식 교육이 어느 정도 필요했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에게 그렇게 가르치면 안된다"고 말했다.

전남 지역 교육 현장도 광주와 큰 차이가 없었다.

30년 넘게 전남에서 역사교사로 활동한 김남철 전교조 전남지부 연대사업국장은 "5·18 교육은 학교마다 천차만별이다. 관심있는 선생님들은 열성적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지만, 그렇지 않은 선생님은 영상만 틀어주는 수준"이라며 "5·18의 대동정신을 실현하기 위해 광주와 전남의 교육이 함께 가야 한다. 행정구역주의를 깨고 교류사업 하는 등 소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