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박한 현실 속 조각이 주는 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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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각박한 현실 속 조각이 주는 해학
더 코르소 앤 김냇과, 부산서 조각가 김원근 초대전||6월1일부터 해운대 영무파라드호텔 갤러리서 '사모남'전||'웃음'키워드로 사랑을 모르는 남자들 조각으로 표현
  • 입력 : 2021. 05.30(일) 16:26
  • 박상지 기자
파도가 일렁이는 해운대 백사장 앞, 영무파라드호텔 3층 갤러리 더 코르소 앤 김냇과에서 인물 조각 전시가 열렸다.

보기만 해도 웃음이 터지는 깍두기 머리의 남자들은 전부 사연이 있어 보인다. 주머니에 손을 꽂은 남자, 글러브를 낀 권투선수, 한 남자는 누군가에게 프로포즈를 하려는지 선물할 꽃다발을 손에 들고 있다.

겉보기에는 무뚝뚝하고 무서워 보이기까지 한 이 남자들. 알고보면 모두 사랑에 빠진 남자들이다. 사랑밖에 모르는 남자, 사랑받을지 모르는 남자, 사랑을 모르는 남자라는 뜻을 담고있는 이번 '사모남'전은 겉보기엔 무섭고 우스꽝스러울지 몰라도 진지하게 사랑을 표현하는 멋진 남자들을 만날 수 있다.

김원근 작가의 조각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때로 과장되고 우스꽝스럽다. 시골 동네의 착한 건달 같기도 하고, 속은 정많고 순진한 사람처럼 보인다. 저마다 자기를 대입시켜 보게 만든다. 쉽게 감정을 이입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공감을 자아내고 설득력을 이끌어낸다. 김 작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그렸다. 열심히 일하고 각박한 현실을 잘 버텨나가는 군중들의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한다.

김 작가는 "처음에는 쓸쓸하고 고통스러운 인간의 내면을 표현하는 인물상을 만들다가 보는 사람들이 더 힘들어질 것 같아 재밌고, 웃기게 하는 작품으로 전향했다"며 흔히 '조각'이라 하면 멋있고 웅장하고 세련된 느낌이 있을 텐데, 그와 달리 본인의 작품 키워드는 '웃음'"이라고 밝혔다.

갤러리 '더 코르소 앤 김냇과'는 김 작가의 작품을 대면한 뒤 곧바로 작가를 초청, 전시를 기획했다.

더 코르소 앤 김냇과 관계자는 "많은 관객들이 김원근 작가의 작품을 마주하며 얼굴 가득 웃음짓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며 "호텔을 찾는 많은 손님들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에게도 공간을 오픈하여 일상과 예술이 혼합된 즐거움을 선사하고 싶다"고 기획 취지를 밝혔다.

갤러리 '더 코르소 앤 김냇과'는 5월 부산고 경남고 라이벌전 개관을 시작으로, 6월에는 조각가 김원근 작가 초대전이 진행되며, 7월에는 영무파라드 호텔아트페어를 기획하고 있다.

김원근 작가 초대전 '사모남'전은 해운대 영무파라드호텔 3층 갤러리에서 6월 1일부터 7월 10일까지 감상이 가능하다.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