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생태계 붕괴, 채식으로 막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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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기후위기·생태계 붕괴, 채식으로 막을 수 있어"
조길예 기후행동비건 네트워크 대표 || 고기섭취로 인한 축산업 호황 ||탄소 배출량 증가·지구 온난화 ||목초지 조성 중 산림 훼손땐 ||탄소 흡수 현저하게 줄어 ||“채식은 지구 건강에도 꼭 필요”
  • 입력 : 2021. 06.02(수) 16:41
  • 박상지 기자

기후행동비건 네트워크가 진행하는 '광주 채식학교'에서 참여자들이 비건식을 소개받고 있는 모습. 기후행동비건 네트워크 제공

1972년 6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엔인간환경회의'에 모인 각국의 인사들은 의미있는 다짐을 했다. 매년 6월5일을 '세계 환경의 날'로 지정하고 국제사회가 지구환경보전을 위해 공동 노력을 기울이기로 한 것이다. 이로부터 50년이 지난 지금, 지구환경은 어느정도나 개선이 됐을까.

"기후를 관장하는 15가지의 생물리학적인 시스템이 있어요. 북극의 바다, 인도몬순, 호주의 대산호군락, 아마존 열대우림 등이죠. 이 중 하나만 무너져도 지구의 기후는 도미노처럼 무너집니다. 이미 10년 전 북극 여름바다에 떠있는 빙하들이 급변점을 넘었어요. 그것 하나만으로도 굉장히 위험하죠. 북극의 빙하는 대기중 태양열을 85% 반사해서 우주로 내보내거든요. 2019년 과학자들이 생물학적 시스템을 점검한 적이 있었는데요, 호주 산호군락이 절반 정도 백화가 됐다는군요. 산호는 해양 산성화에 취약해서 수온이 1.5도 올라가면 90%가 사라져요."

조길예 기후행동비건 네트워크 대표는 세계 환경을 위협하고 있는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으로 '탄소배출'을 꼽았다. 특히 '탄소' 배출 및 흡수에는 육식 위주의 식습관을 지적했다. 조 대표에 따르면 육식위주의 식문화는 두가지 이유에 의해 지구에 탄소 배출량을 늘린다고 한다.

"첫번째는 축산동물들의 방귀, 트림, 분뇨죠. 한우 1마리의 연간 메탄가스 배출량은 47㎏으로 온난화 효과의 기준인 이산화탄소로 환산하면 1109㎏에 달해요. 자동차 1대의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4700㎏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우 4.2마리가 자동차 1대와 비슷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셈이죠."

두번째 이유는 좀 더 심각하다. 이미 지구는 어떤 것이 원인이고 어떤 것이 결과인지 알 수 없는 숲 파괴와 지구온난화의 악순환을 돌고 있다고 한다.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면 공기중 수분함유량이 떨어져요. 전 세계적으로 자연발생하는 산불 중 대부분이 건조한 대기 때문이죠. 산불이 나면 온실가스를 흡수해주는 흡수원들이 사라지는 거에요. 산림이 그 흡수원들이죠. 산림이 사라지니 대기가 건조해지는거고, 그래서 다시 산불이 나고 산림이 사라집니다. 자연발생적으로 나는 산불은 어쩔 수 없지만, 인간이 산불을 내기도 하죠. 축산업 때문에요."

전세계 가용 토지 중 38%가 경작지이고, 경작지의 80%는 축산업이 차지하고 있는 추세다. 나머지는 사료경작지나 목초지로, 역시 축산업과 관련돼 있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육식시 필요한 토지는 완전 채식을 할때 필요한 토지보다 18배가량 높다. 인구수 역시 증가하는 추세다보니, 고기 소비량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이에따라 경작지도 기하급수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첫번째 실천으로 '채식'을 권유하는 이유다.

"숲을 잃는다는건 탄소 흡수도 불가능하지만, 기존 탄소까지 배출하는 문제를 일으킵니다. 이 뿐만이 아니에요. 나무 재가 빙하에 붙어서 까매지고, 그러면 태양열을 더 빨리 흡수하면서 수온을 올리게되죠. 수온은 바다생물들의 다양성과도 관련이 있어요. 귀한 자원들이 축산업으로 인해 탕진되고 있는거죠."

기후행동비건 네트워크는 채식실천을 돕기위해 현재 '광주 채식학교'를 운영중이다. 채식의 중요성에 대한 강의를 비롯해 기후위기에 관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고, 국내 유명 쉐프들을 초청해 비건식에 대한 소개도 이루어지는 자리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채식문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 같아요. 굉장히 고무적인 현상입니다. 채식이 인간의 건강 뿐 아니라 지구의 건강에도 꼭 필요하다는 것을 기억해 주셨으면 합니다."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