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학생 목숨 앗은 학교 폭력 대응 체계 점검을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사설
사설>학생 목숨 앗은 학교 폭력 대응 체계 점검을
야산서 숨진 고교생 피해 확인
  • 입력 : 2021. 07.14(수) 16:33
  • 편집에디터

광주의 한 야산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이는 고등학생이 생전 학교 폭력에 시달렸다는 사실이 경찰 수사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이 학생은 장기간에 걸쳐 여러 명의 동급생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해왔음에도 학교측은 이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입장이어서 학교 현장의 학교 폭력 대응 체계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참에 광주시교육청과 학교는 학교 폭력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제반 사항을 재점검해 다시는 학교 현장에서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장난을 가장해 동급생을 기절시키고 때린 혐의(공동상해·공동폭행 등)를 받는 A군 등 11명을 특정해 조사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A군 등은 지난해부터 지난달 28일까지 광주 광산구 모 고등학교 안팎에서 동급생 B군에게 고의로 기절시키거나, 쉬는 시간 등에 폭력을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가해자로 지목된 일부는 B군을 괴롭히는 장면을 무단 촬영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29일 학교 인근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고등학생 B군의 유족이 B군이 남긴 유서 등을 근거로 학교 폭력 피해 의혹을 제기하자, 2주간 같은 교내 전수 조사를 통해 B군에 대한 학교 폭력에 연루된 학생 11명을 가려냈다. 그간 학교 폭력은 연예인과 유명 스포츠 선수의 과거 전력이 폭로돼 사회적 파장을 몰고 왔고 , 현재의 학교 현장의 사례는 크게 이슈화되지 않은 듯 보였다. 이번 광주 학교 폭력 사례는 단순히 일회성 괴롭힘에 그치지 않고 피해 학생이 목숨을 끊게 만들었다는데 심각성이 있다. 피해 학생이 유서와 동영상을 남기지 않았더라면 자칫 묻힐 뻔한 사건이었다. 이번 학교 폭력 사건도 죽음이 사건화되어야 비로소 책임소재를 가리는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민낯이어서 안타까울뿐이다. 경찰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가해학생들의 잘못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또한 교육청도 해당 학교측이 교내 학교 폭력에 대해 제대로 대응했는지와 기존 대응 체계에 허점이 있다면 즉시 개선토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