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빈, 장애인 세계 최초 히말라야 14좌 완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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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일반
김홍빈, 장애인 세계 최초 히말라야 14좌 완등
8047m급 브로드피크 등정 성공 ||하산 중 크레바스에 빠져 위기 ||부상없이 구조 돼 캠프4 도착 ||“코로나 고통 겪는 국민께 희망”
  • 입력 : 2021. 07.19(월) 17:00
  • 최동환 기자

김홍빈 대장이 브로드피크 정상 도전을 앞두고 베이스캠프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광주시산악연맹 제공

'열 손가락 없는 장애 산악인' 김홍빈 대장(57)이 세계 12위 고봉인 브로드피크(8047m·파키스탄) 등정에 성공했다. 장애인으로 히말라야 8000m급 14좌를 완등한 것은 김홍빈 대장이 세계 처음이다.

19일 광주시산악연맹과 광주시장애인체육회 등에 따르면 김홍빈 대장과 유재강(등반대장), 정우연(장비·식량), 정득채(수송·포장)로 구성된 브로드피크 원정대가 18일 오후 4시 58분(현지시간) 브로드피크 정상에 올랐다.

김홍빈 원정대는 지난 6월 14일 파키스탄으로 출국해 약 15일간의 카라반 이동 후 6월 28일 발토르 빙하지대인 콩고르디아에 베이스캠프(4850m)를 차렸다.

약 2주 동안 고도별로 캠프를 구축하며 정상 공략의 기회를 엿보던 원정대는 지난 14일 오전 2시 등정길에 올랐다. 베이스캠프를 출발해 캠프1(5800m)를 넘어 11시간 정도 지난 오후 1시 30분께 캠프2(6400m)에 도착한 원정대는 거센 바람을 동반한 기상악화로 이틀간 캠프 2에서 보냈다

16일 바람이 잦아들어 캠프3(7100m) 진출에 성공했지만 17일 캠프4 구축 예정지인 7500m 지점에 형성된 크레바스(crevasse·빙하 사이의 깊은 폭)로 인해 7200m 지점에 텐트를 설치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원정대는 같은 날 오후 11시 정상을 향해 출발했지만 7700m 지점에서 또 다른 크레바스가 확인돼 건너는 데 애를 먹었다. 이후 칼날처럼 이어진 1.8 ㎞의 서쪽 능선을 통해 세계에서 12번째로 높은 고도 8047m의 브로드피크에 올라섰다. 캠프4를 나선 지 약 18시간여 만이다.

이로써 김 대장은 지난 2015년 마지막 캠프를 출발해 정상 등정 중 7600m 지점에서 악천후를 만나 하산한 뒤 6년 만에 브로드피크 재등정에 나선 끝에 정상에 올랐다.

이번 성공으로 김 대장은 장애인 세계 최초로 7대륙 최고봉과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완등이라는 역사적인 기록을 달성했다.

1983년 대학산악부에 입회하면서 산과 인연을 맺은 김 대장은 지난 1991년 북미 최고봉인 매킨리 단독 등반에 나섰다가 경험부족으로 고소증세, 탈진, 피로가 겹쳐 의식을 잃어 후송도중 심한 동상에 걸려 열 손가락을 잘라야 했다.

하지만 산을 향한 집념과 불굴의 투지로 장애를 극복하고 1997~2009년 세계 7대륙 최고봉을 모두 오른 데 이어 2006년 가셔브룸Ⅱ(8035m) 를 시작으로 15년에 걸쳐 히말라야 8000m급 14좌 모두를 등정하는 쾌거를 이뤘다.

김 대장은 정상에 오른 뒤 하산 도중 7700m 지점에서 크레바스에 빠져 위험한 상황에 놓이기도 했지만 다행히 부상없이 구조돼 하산 18시간 만에 캠프4에 무사히 도착했다.

피길연 광주산악연맹 회장은 "김홍빈 대장이 하산과정에서 크레바스에 빠졌다는 소식을 듣고 긴장했지만 구조돼 무사히 캠프4에 도착해 안도감이 들었다"며 "김홍빈 대장이 코로나19로 고통을 겪고 있는 국민들에게 이번 등정 성공 소식이 작은 희망이 되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현지에서 보내왔다"고 전했다.

김홍빈 브로드피크 원정대가 정상 도전을 앞두고 베이스캠프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광주시산악연맹 제공

최동환 기자 cdston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