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이 떨어지고 사물이 휘어 보인다면? '망막전막'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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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건강
시력이 떨어지고 사물이 휘어 보인다면? '망막전막' 의심
초기 발견 어려워… 갈수록 악화||망막, 손상 시작되면 회복 어려워||50대 이상, 안구 노화 발병 많아
  • 입력 : 2021. 08.10(화) 10:10
  • 노병하 기자
밝은안과21병원 정무오 원장이 망막전막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우리의 안구 내부에 얇고 넓게 덮고 있는 신경막을 망막이라고 한다.

망막에는 약 1억 개의 빛을 감지하는 시신경이 분포되어 있다.

망막을 카메라로 비유하자면 필름에 해당하는데 시신경을 통해 눈에 들어온 빛을 전기 신호로 바꿔 뇌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우리가 물체나 글자를 보면 무엇인지 인지할 수 있다.

이런 망막에 이상이 생긴다면 보는 것에 문제가 발생한다.

시력이 저하되고 사물이 휘어 보이거나 책을 볼 때 글자 부분이 지워진 것처럼 보이는 등 시야장애가 나타난다. 특히 망막 질환은 초기 증상을 뚜렷하게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질환이 악화하며 심한 경우에는 실명할 수도 있다. 또한 미세한 신경조직으로 구성된 망막은 한 번 손상되면 회복하기가 어려워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망막과 유리체 사이 막이 끼는 '망막전막'

망막질환 중에서 망막전막은 카메라의 필름 역할을 하는 망막에 있어서는 안 되는 섬유성 막이 증식해 망막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쉽게 말하자면 망막에 투명한 셀로판지가 붙어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서 유리체가 망막으로부터 떨어지면서 망막 표면인 내경계막의 구멍으로 신경 아교 세포가 자라나 유리체와 망막 사이에 막을 형성한다.

이렇게 섬유성 막이 만들어지면 망막에 주름이 생기고 뒤틀리는 변형이 생겨 우리의 눈에 큰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망막전막은 시세포가 밀집되어 있고 물체의 상이 맺히는 망막 중심부인 황반 부위에 발생하기 때문에 대표적인 실명질환인 황반변성으로 오해하기가 쉽다.

두 망막질환의 초기 증상이 비슷해 단순한 증상만으로 구별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눈에 이상이 있다면 반드시 안과전문병원을 찾아가 정확한 진료를 받는 것이 가장 좋다.

●사물이 휘어 보인다면 의심

망막전막이 발병하면 망막전막의 위치와 두께에 달라 증상이 달라진다. 초기에는 특별한 이상 증상이 나타나지는 않지만 점점 시야가 흐리고 시력이 떨어지며 선이 휘어 보이거나 물체가 찌그러져 보이는 변형시가 나타난다. 또한 물체가 이중으로 겹쳐 보이고 드물게는 시야 중심에 검정 점이 생기는 중심암점이 발생할 수 있다.

대체로 망막전막이 한쪽 눈에서만 생기나 간혹 양안에서 생기는 경우도 있으니 관찰이 필요하다. 이 외에도 망막의 손상 정도에 따라 출혈이 발생하기도 하고 망막 중심부인 황반에 주름이 생기고 구멍이 발생하는 등의 증세를 일으키기도 한다.

●안구 노화로 인해 발생

망막전막의 발병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불분명하다. 하지만 주로 50대 이상에서 질환이 나타나는 거로 보아 노화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며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발병 빈도가 높아진다.

또한 특발성 망막전막이 대부분이지만 망막열공, 당뇨망막병증, 포도막염 등의 염증성 질환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 망막박리 수술, 레이저 광응고술, 냉동치료 등의 망막 관련 치료 후에 발생하기도 하고 망막 혈관 질환, 안내염증, 안외상 등과 같이 다양한 눈 질병 치료 후에 나타날 수 있다.

●수술로 망막전막 제거 OK

안저촬영과 빛간섭단층촬영을 통해 망막전막의 유무를 진단할 수 있다. 먼저 시력 및 안압검사를 통해 기본적인 검사를 진행한다. 이후에 특수 카메라를 이용해 망막 사진을 찍는 안저촬영을 통해 간단하게 검사를 한다.

안저촬영은 안구 내부를 찍어 망막 혈관, 시신경 두께, 황반 상태 등 망막 중심부와 주변부를 효과적으로 확인해 질환 유무를 확인한다. 빛간섭단층촬영은 대게 눈 CT라고 불리는 검사로 망막전막을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검사다. 빛간섭단층촬영을 이용해 투명한 막의 존재와 성질을 확인하고 망막의 두께를 측정해 전반적으로 망막에 이상이 있는지 없는지를 검사한다. 이 외에도 필요에 따라 추가 검사가 이뤄진다.

망막전막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수술하는 것은 아니다. 변시증, 시력저하 등의 증상이 있거나 견인 변화를 동반하는 증식성 망막전막은 수술이 필요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주기적으로 경과 관찰을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하지만 수술의 목적은 매우 직관적으로 유리체 절제술을 시행해 망막 표면에 낀 섬유성 막을 제거하는 것이다. 손상 후 재생이나 기능 회복이 제한적인 신경조직의 특성상 망막전막 수술은 시력개선 목적의 수술이라기보다는 시력보존이 목적인 수술이라고 보아야 한다. 때문에 조기진단을 통해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그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유리체절제술은 최근 수술 장비의 발달로 예전에 비해 간단하고 안전하게 수술이 가능하다. 하지만 엄연히 침습적인 수술인 만큼 환자는 수술 후에 관리를 꾸준히 해야 하며 지속적으로 치료 경과를 살펴봐야 한다. 만약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다면 염증, 외상 등으로 인해 재발할 수도 있으며 백내장, 망막박리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수술 관리에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성공적인 망막전막 수술을 위해서 안과병원을 선택할 때 신중을 기하는 것이 좋다. 망막전막제거술은 매우 섬세하고 정교한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안과병원을 결정하기 전에 임상경험이 풍부하고 숙련된 망막전문의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또한 수술 후에도 부작용과 합병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하고 체계적인 사후관리가 이뤄지는지도 꼭 체크해보자.

망막전막은 대부분 노화로 인해 나타나기 때문에 50대 이상이라면 정기적인 안검진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자칫 시력장애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내 눈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도움말=정무오 밝은안과21병원 원장

노병하 기자 bhn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