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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타적유전자·윤승태>해양학자의 환경일기 '여섯 번째 기록-교수님 극지 연구 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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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타적유전자·윤승태>해양학자의 환경일기 '여섯 번째 기록-교수님 극지 연구 해보고 싶어요'

윤승태 경북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부 해양학전공 조교수

게재 2021-10-06 15:05:51

윤승태 경북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부 해양학전공 조교수
윤승태 경북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부 해양학전공 조교수

지난 1학기 학부생들에게 극지 해양에 관한 강의를 진행하면서, "저도 나중에 대학원에 진학하여 극지에 가 보고 극지 해양에 관해서도 연구해 보고 싶다"라는 학부생들의 포부를 꽤 많이 들었다. 극지에 호기심을 가진 젊은 학생들이 참 많구나 하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준 경험이었다. 물론 강의를 통해 학부생들에게 극지 해양에 대한 흥미를 끌고자 했던 필자의 의도가 잘 전달되었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아마도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하얗고 신비한 환경, 극지에만 서식하는 귀여운 동물들(펭귄, 북극곰)이 젊은 학생들의 호기심과 흥미를 끈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실제로 극지는 외향적인 신비로움 못지않게 과학적인 측면에서도 많은 매력을 가진 연구지이다. 해빙(海氷)으로 이루어진 북극과 '얼음 대륙' 남극으로 대표되는 극지는, 태양으로부터 도달하는 빛의 대부분을 반사하기 때문에 지구의 온도가 유지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다. 또한 많은 양의 눈과 얼음 덕분에 지구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담수(淡水)를 보유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만약, 지구온난화로 인해 극지가 녹는다면, 극지에서의 태양빛 반사 정도가 줄어들어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아주 높고, 극지의 얼음이 녹아 흘러나온 담수가 바다로 유입되어 급격한 해수면 상승을 야기시킬 수도 있다. 이러한 극지의 영향력 때문에, 기후위기 속에서 극지는 해양과 함께 그 변화를 시급하게 살펴보고 연구해야 하는 곳으로 여겨지고 있다.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합의체)에서 최근 발표한 두 보고서(2019년 9월 발표된 해양 및 빙권 특별보고서·2021년 8월 발표된 제6차 평가 보고서)에서도 극지 관측과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들 보고서에 따르면, 다른 어떤 기후 시스템보다도 극지를 포함한 빙권의 변화가 지구 기후 변화를 예측하는 데 가장 큰 불확실성을 초래한다고 한다. 이는 대기와 해수의 온도가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따뜻해진다고 해서 북극, 남극의 해빙과 얼음이 단순히 빠르게 또 많이 녹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남극의 경우를 예로 들면, 지역별로 얼음이 녹는 과정, 얼음의 변화 양상이 다양하고 얼음이 녹는 속도도 모두 다르게 나타나는데, 이러한 특성들이 미래 남극의 변화를 예측하고 기후 변화에서의 남극의 영향을 산정하는데 큰 불확실성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빙권 변화 예측 불확실성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극지 관측을 통해 지역별 특성들을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러나 극지는 이름 그대로 극한 환경이기 때문에, 극지 관측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대양 관측과 달리 더 많은 예산과 인력이 요구된다. 또한 해빙 상황 등 관측 시기의 환경에 따라서 극지 관측의 성패가 결정되기 때문에 관측의 불확실성 역시 높은 편이다. 따라서 지속적인 극지 관측을 위해서는 국가 전반에서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며, 관측 불확실성 극복과 관측 지역 확장을 위해 극지 관측을 비롯한 극지 연구 전반에서 국가 혹은 기관 차원에서의 국제 협력 노력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 기사를 통해 현재 우리나라가 소유하고 있는 쇄빙선 '아라온호'보다 2배 큰 제2쇄빙선이 건조될 것이라는 매우 반가운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쇄빙연구선은 극지 관측에서 가장 기본이 되고 또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2대의 쇄빙선을 보유하게 된다면, 세계 극지 과학 연구의 선두주자가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미래에 2대의 국내 쇄빙선이 극지를 누비는 모습이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앞으로도 국내의 극지 인프라 구축과 확충을 위한 투자 소식을 많이 접할 수 있기를 희망하며, 이를 통해 극지에 관심이 많은 우리 학생들을 비롯한 후학 세대들이 극지 관측과 연구에 활발히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만들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