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왜 혼재' 함평 신덕고분 조사서 30년만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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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평군
'삼국·왜 혼재' 함평 신덕고분 조사서 30년만에 나왔다
4회 조사·399건 유물 담겨||전남지역 장고분 연구 탄력
  • 입력 : 2021. 10.20(수) 15:29
  • 함평=신재현 기자
함평 예덕리 신덕고분.
삼국시대와 왜(倭)의 문화가 혼재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 함평 예덕리 신덕고분 발굴조사보고서가 30년 만에 발간됐다. 장고분의 역사 기록 까지 유추해볼 수 있는 보고서를 통해 전남지역 장고분 연구에 탄력이 붙을것으로 예상된다.

국립광주박물관은 1991년 발굴된 함평 예덕리 신덕고분의 유물 등을 소개하는 조사보고서를 발행했다고 20일 밝혔다.

보고서에는 1991년부터 2000년까지 총 4차례에 걸쳐 진행된 무덤 2기에 대한 조사와 출토된 399건의 유물이 담겼다.

김낙중 전북대 교수 등 6명의 국내 전문가와 다카타 간타(高田貫太) 일본 국립역사민속박물관 교수 등 3명의 일본인 전문가의 논고를 수록해 무덤의 성격을 추론했다.

함평 예덕리 신덕고분은 1991년 3월 국립광주박물관이 지역의 중요 대형고분에 대해 조사를 하던 중 도굴갱을 발견하면서 본격 조사가 이뤄졌다.

총 2기의 삼국시대 무덤으로 1호 무덤은 위에서 볼 때 열쇠 구멍 모양, 옆에서 볼 때 장구 모양을 하고 있어 장고분(長鼓墳)이라 불리며 2호 무덤은 7세기 전반의 원형 무덤이다.

고분의 주인은 20~30대 남성으로 추정되며 형태는 삼국시대 백제와 왜의 문화가 혼재돼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분에서는 꼰 고리자루 큰 칼과, 쇠투겁창, 쇠물미, 쇠화살촉, 화살통장식, 말띠꾸미개, 말재갈, 발걸이, 쇠도끼 등 다양한 유물이 발견됐다.

이 중 꼰 고리자루 큰 칼 등은 칼에 사용된 장식의 방식이 일본 5~6세기와 비슷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무덤의 주인은 토착 세력과 당시 일본에서 백제로 파견한 용병이라는 주장이 있지만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다.

무덤에서 발굴된 짧은 목 항아리와 돌뚜껑, 금동관, 연리문 유리구슬, 호박구슬, 곱은 구슬, 둥근 유리구슬 등은 백제의 양식으로 제작됐다.

이 중 금동관과 무덤 표면의 돌무더기 양식은 백제시대의 제작기법이 사용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마구 세트, 구슬 등을 토대로 고분의 주인은 지역에서 고위층으로 분석됐다.

국립광주박물관 함평 예덕리 신덕고분 발굴조사보고서는 국립광주박물관 누리집에서 누구나 내려받을 수 있다.

노형신 국립광주박물관 학예연구사는 "호남지역에 산재한 14기의 장고분 중 신덕고분처럼 내부에서 출토된 유물의 구성을 온전히 파악할 수 있는 무덤이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현재로서는 신덕고분이 장고분의 비밀을 풀 수 있는 단서로 30년 만에 발간된 보고서가 전남지역 장고분 연구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함평=신재현 기자 jaehyeon.shi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