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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개 사과에 지역민들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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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윤석열 개 사과에 지역민들 '부글부글'

진보당, 현수막 내걸어 문제 지적
시민 “광주 오지마라 들을 말 없다”
오월단체 “역사 인식에 섬뜩함 느껴”

게재 2021-10-24 17:17:27
24일 오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 윤석열 대선후보를 히틀러에 비유한 천막이 걸려있다. 김혜인·정성현 수습기자
24일 오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 윤석열 대선후보를 히틀러에 비유한 천막이 걸려있다. 김혜인·정성현 수습기자

"뭣 하러 광주에 온답니까? 돌아간 뒤 또 어떤 동물에게 사과를 주려고요?"

지난 주말 광주·전남민의 가슴속에는 시퍼런 불꽃이 치솟았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5·18의 원흉인 전두환을 옹호하고, 해당 사건에 대한 사과를 희화화했기 때문이다. 당사자는 단순 실수라고 했지만 지역민들은 분노했다.

24일 지역정가에 따르면 야당의 유력 대권주자로 뽑히고 있는 윤 전 총장은 지난 21일 '전두환 옹호' 발언에 대해 "유감이다"고 말했다.

당시 윤 전 총장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는 발언을 한 뒤 사흘 만에 유감 발언을 했다. 그는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저의 설명과 비유가 부적절했다는 지적과 비판을 수용하고 유감을 표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자리에서는 사과라는 표현이 아닌 유감이라고 발언했다.

이어 "내가 할 만한 말이라고 생각했더라도 받아들이는 국민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그 비판을 수용하는 것이 맞는다는 것"이라며 억울해 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그날 윤 전 총장 캠프가 운영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반려견에게 사과를 먹이는 사진이 게시됐다.

윤 전 총장 캠프는 사태가 심각해지자 입장문을 발표해 "실무자가 가볍게 생각해 사진을 게재했다가 실수를 인정하고 바로 내렸다"며 SNS 계정 자체를 삭제했다.

윤 전 총장 역시 "국민들께 상처와 걱정을 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11월 TV토론회가 끝나는 대로 광주에 가 사과드리겠다"고 말했다.

상당수의 광주·전남인들은 '개 사과'와 관련해 처음엔 어이없어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분노했다.

지역 고위 공직자 A씨는 "명확히 광주·전남의 표는 필요 없다는 의미로 들렸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일을 벌일 이유가 없지 않겠나"라며 "선거 때마다 종종 광주를 모욕하는 행위가 벌어지곤 하지만 이번 것은 거의 일베(일간베스트) 수준의 천박한 행동이라 화조차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민 최화연(44)씨는 "전두환 옹호에 대해 사과도 아닌 유감이라고 표현하고는 한참 뒤에 사과하더니, 곧바로 다른 SNS에서 자신의 개에게 사과를 주더라"면서 "어이가 없는 것을 넘어서서 뭐라 말도 안 나온다. 그냥 광주와 전남이 만만한 모양이다. 진짜로 웃음만 나온다"고 말했다.

정인철(48)씨는 "뭐하러 광주를 다시 오는지 모르겠다. 이번에 왔다 간 뒤 또 어떤 동물에게 사과를 줄까 궁금하다"며 "윤 전 총장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전부 아예 광주에서 민심 얻기를 포기한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5·18민주광장에 걸린 진보당의 윤 전 총장과 히틀러를 섞은 캐리커쳐 현수막을 보던 오주영(60)씨는 "역사 왜곡과 배신 등 개인적으로 윤석열에 실망이 많다"며 "풍자된 모습을 보니 재미났다. 진보당이 잘 표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모(49)씨도 "윤석열의 '경제와 국민 민생을 챙기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아야 한다'는 말을 듣고 독재자가 떠올랐다"면서 "그 모습을 한마디로 잘 표현했다"고 전했다.

소재섭 진보당 광주 북구의원은 "현수막으로 윤 전 총장뿐만 아니라 대통령 후보로 나서는 모든 이에게 문제의식을 일깨우고자 했다"며 "특히 대통령 후보는 최소한의 역사 인식,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올발라야 한다. 한쪽으로 치우친 사고가 국민들의 분노를 자아냈고, 그 분노를 현수막에 담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선거법이 허용하는 범위내에서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현수막을 게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의 행동에 오월단체 역시 분노했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전두환과 같은 '야차' 인간을 보는 듯하다. 자신 외에 타인의 고통에는 눈물 한 방울 흘릴지 모르는 인간의 전형이 아닐까 싶다. 검찰 권력 위에서 어떻게 그 권력을 누리고 행사했을지가 한 눈에 보듯 선명했다"고 윤 전 총장을 비난했다.

이어 "'개 사과'는 전두환 옹호 발언의 진위가 드러난 행태다. 그가 국민을 어떻게 보는지, 정치를 왜 하려는지가 짚인다"며 "조롱을 넘어선 사고방식, 국민을 개만도 여기지 않는 행태에 섬뜩함을 느꼈다. 국민의힘은 그를 대통령 후보이기 이전에 즉각 대선 후보직에서 배제하고 출당시켜야 한다"고 성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