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의 키 '청소년 백신 접종' 논란 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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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방역의 키 '청소년 백신 접종' 논란 거세다
내년 2월부터 청소년 방역패스 실시||학원 못가고 가족모임 참석도 힘들어||"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백신 접종 필요"||"확진 책임을 왜 아이들에게 지우나"
  • 입력 : 2021. 12.05(일) 17:07
  • 양가람 기자
오미크론 변이 감염 확산에 비상이 걸린 지난 3일 광주 북구보건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업무팀 직원들이 선별진료소에 모니터를 설치하고 오미크론 변이 감염사례와 예방법을 알리고 있다. 김양배 기자
"'단계적 일상회복'이라고 어른들에 대한 방역은 다 풀어놓고 확진자 느니깐 아이들 책임으로 돌리는 것이냐."

"백신을 맞지 않은 아이들 위주로 역 감염이 벌어지고 있다. 안정성이 검증 됐는데, 왜 못맞게 하는지 모르겠다."

'위드 코로나' 실시 한 달여만에 다시 거리두기가 실시된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5000명을 넘나들고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이 현실화되자 정부가 확산세를 막기 위한 6일부터 4주간의 '특별방역대책'을 시행하는 것이다.

현재 수도권 10인·비수도권 12인의 사적모임 인원을 각각 6인·8인으로 하향 조정해 연말연시 모임을 줄이고, 전파 위험이 높은 식당·카페에도 접종증명·음성확인제(방역패스)가 도입된다. 또 내년 2월부터는 현재 방역패스 적용이 제외됐던 청소년으로 적용 대상을 확대한다.

논란은 청소년 방역패스 실시에서 불거졌다.

정부는 12세 이상 소아·청소년 접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내년 2월부터 학원에 방역 패스를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찬성하는 쪽은 "백신을 맞지 않는 아이들로 인해 역전파가 퍼지고 있다"면서 백신패스 적용을 옹호한다. 반면 학부모들은 "어른들은 풀어 놓고, 부작용 위험이 있는 백신을 아이들에게 맞게 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거세게 반발한다.

백신패스가 적용되는 학원계도 정부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5일 교육계와 광주지역 학부모, 학원가 등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 확산세가 커지면서 정부가 청소년 백신패스를 추진하고 있다.

2022년 2월부터 12~18세 청소년도 방역패스를 적용한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교육부와 방역 당국은 오는 13일부터 24일까지 2주간 학교 방문접종, 예방접종센터 운영 등을 통해 학생 접종을 집중적으로 유도할 방침이다.

홍정익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팀장은 "청소년 확진자 수가 증가하면서 낮은 비율이지만 위중증 환자도 증가한다"며 "위험이 높아지면서 접종할 때의 이득이 커지고 있다. 16~17세는 70% 이상의 접종률을 기록하면서 환자가 점점 감소하는데 12~15세는 아직 접종률이 절반에 미치지 못해 환자가 증가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광주에서는 아이들이 확진돼 어른들까지 전파하는 경우를 우려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정훈혁(26) 씨는 "친구의 조카 중 한명이 확진 됐는데 엄마까지 돌파 감염됐다"면서 "백신 접종률이 낮은 아이들을 통해 역전파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진(72) 씨도 "손자들을 통해 노인들에게 전파되는 경우도 있다"면서 "노인들은 정부가 맞으라해서 맞았는데, 아이들은 그렇지 않다면 이것도 고민해봐야 할 일"이라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학부모들의 입장은 완전히 다르다.

이번 정부의 발표에 대해 "강제 접종 실시"라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최모(49) 씨는 "조금이라도 부작용의 위험이 있다면 어떤 부모가 백신 접종을 맞히겠냐"고 반문한 뒤 "불안함을 해소해주지는 않으면서 다 틀어막기만 한다면 이것은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도경(46) 씨도 "아이들 백신 자율에 맡긴다더니, 이제와서 확진자가 늘어나는 것을 마치 애들 잘못처럼 몰고 가는 것 같다"면서 "선택의 여지없이 아이들에게 백신을 접종하게 해놓고 만약 단 한 건이라도 불상사가 발생하면 정부가 책임 질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원업계도 반발하는 분위기다.

이유원 한국학원총연합회장은 "학원 방역패스를 막기 위해 교육부를 통해 학원 방역 강화 대안을 다양하게 제시했지만 결국 방역패스 적용을 통보 받았다"면서 "아이들이 가장 오랜시간 머물며 밥도 먹는 학교는 놔두고 왜 학원을 건드리는지 모르겠다. 골목상권의 중소규모 보습학원, 외국어학원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다. 강력한 단체행동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역 방역 관계자는 "아이들의 백신 접종이 향후 방역의 키가 된다는 것은 명확한 일이기 때문에 정부가 이번 결정을 내린 것 같다"면서도 "청소년 백신패스 실시에 앞서 학부모들의 백신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 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양가람 기자 lotus@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