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이슈 50-1> 대선·코로나·무관심…지방선거 신인들 '삼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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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이슈 50-1> 대선·코로나·무관심…지방선거 신인들 '삼중고'
대선 중요한데 네 선거하냐 '눈총'||'대선기여도' 공천에 반영 방침도 ||시·도당 눈치 살필 수밖에 없어 ||코로나19에 대면접촉 어려움도
  • 입력 : 2021. 12.12(일) 17:35
  • 홍성장 기자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이 마련한 '2021 광주시당 지방자치 아카데미'. 광주시당은 내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출마할 후보자 육성을 위해 아카데미를 마련했다.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 제공
선거 때마다 '정치신인'의 높은 진입장벽은 늘 논란이었다. 세대교체를 바라지만 정작 새바람이 둔감하게 불어오는 곳이 정치권이기도 했다. 기득권 등에 막혀 정치신인은 명함 내밀기도 벅찬 게 우리 현실이다. 이번에는 그 정도가 더하다.

내년 지방선거는 사상 유례없이 대통령 선거 3개월 뒤 치러진다. 이 탓에 지방선거가 6개월가량 앞으로 다가왔지만, 관심은 오로지 대선뿐이다. 여기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그러잖아도 운신의 폭이 좁았던 정치신인의 어려움이 크다. 인기 없는 지방선거도 그들에게는 큰 어려움이다. 지역민들은 '그 나물에 그 밥'이라며 '도돌이표 정치판'을 외면하는 현실이다.

대선에 코로나19, 여기에 정치 무관심까지 더해진 '삼중고'의 시련인 셈이다.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열심히 뛰고 있는 정당인 A씨. 그는 요즘 '자신의 선거' 준비를 제대로 할 수 없다며 한숨부터 내쉰다. 90가량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 때문이다. 대선 구도가 박빙으로 흘러가면서 중앙당은 물론 광주시당도 대선에 '올인'을 하고 있는 상황. A씨는 "눈치가 보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주변에서 '대선이 지금 중요한데 왜 네 선거를 하냐'는 이야기를 들을까 하는 우려에서다"고 했다.

더욱이 당 대표가 "'대선 기여도'를 지방선거 공천에 반영하겠다"고 공언한 상황. 지방선거의 첫 관문이기도 한 정당 공천이 중요한 그들이 더 위축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는 "괜히 지방선거를 한답시고 돌아다니다 '자기 선거만 하네'라고 낙인찍혀 버리면 공천을 받는 게 어려울 수밖에 없잖느냐"며 "인지도가 없는 정치신인들은 중앙당은 물론 시·도당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했다.

그는 이런 상황이라면 내년 예비후보 등록도 미뤄야 할 지도 모를 것 같다고도 했다. 정치신인들이 그나마 공식적으로 선거운동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한 예비후보 등록제도이지만 이번에는 공식적인 대선 선거운동 기간과 겹치면서 당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어서다.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내년 2월18일부터지만 이보다 사흘 앞선 2월15일부터 대선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다. 그는 "예비후보 등록을 한다고 해도 한참 대통령 선거운동 기간 중인데 지방선거에 출마한다고 알리고 다닐 수 있겠느냐"며 "예비후보 등록도 대선이 끝난 뒤로 미뤄야 할 지도 모를 일이다"고 한숨 지었다.

주민들 무관심도 어려움 중 하나다. A씨는 "사람들을 만나보면 관심은 오로지 이재명이냐 윤석열이냐에 쏠려 있을 뿐 지방의원에는 관심을 두지도 않는다"며 "정작 중요한 지역일꾼을 뽑는 지방선거가 중앙당의 공천을 받기 위한 과정이 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비단 A씨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B씨는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다수의 주민에게 알릴 기회가 없어 가장 어렵다"면서 "대통령 선거로 인해 지방선거에 대한 지역민의 관심도가 떨어져 열심히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정치신인으로서 아쉬움이 많다"고 했다.

C씨도 "동등한 기회' 측면에서 현 공직선거법 등은 정치신인에 불리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현역 단체장은 공식행사로 자신을 알릴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다. 코로나19로 정치신인에게는 그나마 있던 기회마저도 좁혀진 상태다"고 말했다.

홍성장 기자 seongjang.h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