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일주이슈 51-1> "달라진 게 뭐지요?"…'갈 길 먼' 자치경찰제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 정치

일주이슈 51-1> "달라진 게 뭐지요?"…'갈 길 먼' 자치경찰제

제도시행 6개월…체감도 낮아
'민생 치안 강화' 취지도 글쎄
경찰 조직 내부도 회의적 시각
"대폭 손질필요" 목소리 커져

게재 2021-12-26 17:38:20
김창룡 경찰청장이 지난 8월 31일 광주광역시자치경찰위원회를 방문해 관계자들과 면담을 하고 있다. 경찰청 제공
김창룡 경찰청장이 지난 8월 31일 광주광역시자치경찰위원회를 방문해 관계자들과 면담을 하고 있다. 경찰청 제공

'지방자치의 완결판'이라며 야심차게 도입한 자치경찰제가 시행 6개월이 됐지만, 현장에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한 채 겉돌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가경찰이 담당하던 생활 치안 업무가 자치경찰로 넘어갔지만, 정작 시민들이 느끼는 체감도는 낮고 효과도 미비해서다. 경찰 조직 내에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나온다. 자치경찰의 조직과 신분이 여전히 국가경찰 체제 안에 머물면서 '무늬만 자치경찰'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다.

26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자치경찰제는 경찰 사무를 △국가경찰사무 △수사사무 △자치경찰 사무로 나누고, 이 중 생활안전·교통·여성청소년 등 자치경찰사무에 대해 시·도자치경찰위원회가 지휘·감독하도록 한 제도다. 지난 7월1일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주민 밀착형·지역 맞춤형 치안 서비스 제공'이 제도를 도입한 이유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광주 북구 임동에 사는 이모(54·여)씨. 자치경찰제에 대해 묻자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오히려 "지금 자치경찰제를 실시하고 있냐"고 반문했다.

이모(55·여)씨는 "자치경찰제라는 말을 들어보긴 했는데, 7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줄은 몰랐다"고 했다. 그는 "평소와 다른 점이 없어 변화를 체감하지도 못한다"고도 했다.

김진우(26)씨도 "TV나 인터넷에서 언뜻 본 기억이 있다. 그러나 실제로 뭐가 달라진 것인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출·퇴근 길에 경찰 한 명이 교통 지도 하는 것은 본 적 있다. 자치경찰의 장점 중 하나가 교통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 알고 있는데, 수십 대의 차량이 이동하는 곳에 한 명 투입될 정도면 (자치경찰제 시행)의미가 퇴색된 것 아니냐"고 했다.

지모(37)씨는 "'이전 경찰 시스템과 달라진 점을 느끼지 못한다"며 "반년 정도 흐른 시점에서 '잘하고 있나'를 따지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아무래도 오랫동안 유지해온 경찰 체제가 바뀐 상황인만큼 경찰이나 지자체 차원에서 체계가 잡히도록 좀 더 지켜보는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모(41)씨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뉴스에서 야심차게 '자치경찰제' 시행이라고 말해놓고 정작 여성이나 아동 대상 사건들이 끊이지 않는 것 같다"며 "민생과 밀접하게 움직이는 경찰인데도 여전히 크고 작은 범죄들이 끊이지 않아서 의미가 없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박모(26)씨도 부정적 시각이다. 박씨는 "자치경찰제 시행이 민생 치안 강화차원일 터인데, 치안이나 생활여건이 취약한 동네에서 경찰들이 잘 돌아다니면서 순찰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예전과 전혀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다.

일선 경찰들의 느끼는 것도 별반 다르지 않다.

경찰관 A씨는 "자치경찰제가 시행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기존 일과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시민들이 바뀐 점을 인지하려면 인력 등 추가 지원이 있어야 체감이 가능할 것 같다. 아직까지는 시행 전과 비교해 바뀐 것이 없다"고 했다.

'기형적인 자치경찰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일선 지구대에 근무하는 한 경찰관은 "지구대가 지역 주민들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지만 지구대나 파출소는 자치경찰이 아닌 국가경찰 부서 소속"이라며 "이런 자치경찰제가 어떻게 지역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현재의 자치경찰제는 대폭 손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런 연유다. 여전히 갈 길 먼 자치경찰제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