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첫 AI생태계 조성 광주… 지속성이 성패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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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전국 첫 AI생태계 조성 광주… 지속성이 성패 좌우한다
2019년 예타면제대상 선정||10년 과제… 인프라 구축 선행||학교·창업캠프 선순환 구조||위기 있었지만 '국가거점화' ||11월 AI 집적단지 착공식 ||시 "특별법 제정 필요" 제안
  • 입력 : 2022. 01.02(일) 18:38
  • 최황지 기자

광주 동구 AI창업캠프 2호관에 입주한 (주)감성텍 최인남(왼쪽부터. 개발팀 선임연구원), 김민규 대표이사, 정효성 개발팀 선임연구원)이 개발중인 AI심장카메라를 시연하고 있다. 병원과 은행, 관광서 등에 설치 민원인들이 쉽게 심장을 측정할 수 있다. 김양배 기자

2016년 세기의 대결에 전세계가 주목했다. 바둑기사 이세돌과 인공지능(AI) 알파고 간의 바둑대결이 펼쳐졌다. '인간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바둑대결이 딥러닝을 탑재한 AI의 승리로 끝나면서 전세계는 큰 충격에 빠졌다.

과학계는 4차 산업혁명이 현실화됐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미래 블루오션으로 꼽히는 AI에 대한 산업계의 투자가 활발하게 진행됐지만 지자체의 투자는 전무했다. 막연한 신산업이었던 AI에 섣부른 투자를 하지 못하는 한계가 존재했다.

하지만 광주시는 달랐다. 타 지자체가 철도, 도로 등 대규모 SOC건설에 집중할때 광주시는 "AI 중심도시로 성장하겠다"며 정부에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신청해 선정됐다. 광주시가 전국 최초로 AI 생태계를 구축하게 된 배경이다.

'AI 중심도시 광주 만들기'는 장기프로젝트다. 2019년 1월 총사업비 4116억원 규모로 국비를 확보하면서 발걸음을 뗀 사업은 현재 1단계를 진행 중이다. 광주시는 오는 2024년까지 AI 생태계 구축에 총력을 다한다.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선도적인 기술이 광주에서 발전하기 위해선 인재 확보가 필수적이다.

전세계적으로 AI 전문가들의 품귀 현상이 이뤄지는 가운데 광주시는 눈부신 기술 혁신이 이뤄지는 미국 실리콘밸리로 건너가 AI 전문가와 기업들을 만나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국내에선 스타트업 집적단지가 많은 판교 테크노밸리와 협력하기 위해 경기도와 업무협약도 맺었다.

AI 중심도시 조성사업의 컨트롤 타워도 조성됐다. 광주시청 내부엔 전국에서 최초로 '인공지능정책과'가 신설됐다.

AI기술을 지휘하기 위해 '인공지능 산업융합사업단'도 출범하면서 구조가 갖춰졌다.

지역내 자생적으로 전문가들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생태계 조성을 위한 토양을 다지는 작업이었다. 인공지능사관학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모사업에 선정된 뒤 2020년 7월 개교했고 지난해 12월 2기생까지 교육을 마쳤다. 현재 1~2기 총 312명의 전문 인재가 배출됐다.

AI 전문인력이 창업할 수 있는 디딤돌인 AI창업캠프도 만들었다. AI스타트업에게 입주 공간을 지원한 뒤 지역 내 안착을 유도하는 것이 목표다. 2020년 1호점에 이어 지난해 2호점이 개소해 총 77개 기업들의 입주를 지원했다.

AI창업캠프에서는 AI경진대회 참가팀, AI 창업캠프 입주자 등 예비창업자들을 대상으로 창업에 필요한 사업아이템을 구체화할 수 있는 교육도 추진하고 멘토들과의 매칭사업으로 맞춤 교육도 실시한다.

인공지능사관학교 교육을 마친 수료생이 인공지능 캠프에 입주하면서 인재들의 선순환 구조도 이뤄지고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과 이병훈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AI기업 관계자 등이 지난해 11월22일 광주 첨단3지구 내 AI집적단지에서 열린 국가인공지능 집적단지 착공식을 갖고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나건호 기자

AI 중심도시 광주 만들기 사업에 빨간불이 켜진 건 지난해 7월. 과기부가 AI 활용영역을 지역 전반으로 확산시키 위해 권역별 AI 대형선도사업을 추진하기로 하면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월 "광주는 대한민국 AI의 핵심 거점으로 AI 강국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대한민국의 꿈을 실현시켜줄 전진기지가 될 것"이라고 밝힌 뒤 5개월만에 정부가 집중투자 대신, 분산투자를 공약한 것이어서 광주시는 난관에 봉착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이 직접 나서 지역균형발전과 광주시의 AI 사업성과 등을 어필했다. "코끼리 크다고 쪼개면 다 죽는다"며 임해숙 과기부 장관을 만나 설득했다. 즉각적인 대응 덕분에 지난해 10월28일 과기부는 '인공지능 지역확산 추진방향'에서 광주를 국가의 AI 혁신거점으로 확정했다. 이에따라 광주인공지능집적단지는 글로벌 수준의 국가 인공지능 혁신거점단지로 육성될 수 있게 됐다 .

한 달 뒤인 11월, 첨단3지구 내 광주인공지능집적단지에서 착공식이 열렸다. AI 집적단지 조성사업이 2019년 예타 면제 사업에 선정된 뒤 2년 8개월만이다.2023년에 완공될 광주인공지능집적단지는 4만7256㎡ 규모다. 주요 시설은 지하 1층, 지상 7층의 실증동 및 창업동, 지상 2층의 데이터센터 등 총 3개 동으로 구성된다. 조성이 완료되면 자동차, 에너지, 헬스케어, 문화콘텐츠 등 지역 주력산업의 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AI 기술을 활용해 생산과정 최적화, 제품 혁신, 비용 절감, 효율성을 극대화해 혁신성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AI 집적단지의 핵심 인프라는 데이터센터다. GPU기반 처리능력 88.5페타플롭스(PF), 저장능력 107페타바이트(PB)의 세계적 규모다.

AI 중심도시 광주 조성이 지속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광주시는 관련 특별법을 준비 중이다. 정치권의 입맛에 따라 사업이 변경될 수 없도록 법적 안전망을 구축할 방침이다.

광주시의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오는 2025년부터 2029년까지 국가 인공지능 집적단지 조성이 2단계로 들어가게 된다.

 

AI 중심도시 광주만들기 주요 사업 추진현황. 서여운 편집디자인

최황지 기자

최황지 기자 orchid@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