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노인의 '쓸쓸한 죽음'…주민들이 배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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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60대 노인의 '쓸쓸한 죽음'…주민들이 배웅했다
동구 자택서 지인에 뒤늦게 발견||산수1동 주민들 공영 장례 '추모'
  • 입력 : 2022. 05.23(월) 17:41
  • 강주비 인턴기자
지난 20일 광주 동구 산수1동에서 고독사한 김모씨를 위한 공영 장례가 치러졌다. 동구 제공
지난 2일 광주 동구 산수동에서 쓸쓸하게 고독사한 60대 노인이 발견됐다.

23일 광주 동구에 따르면, 연고자가 없는 김모(69)씨가 동구 산수동에 있는 자택에서 고독사해 마을 주민으로 구성된 장례추진위원회 20여 명이 공영 장례를 치렀다. 위원회는 18일부터 20일까지 김씨의 시신을 공영 장례 업무협약이 체결된 장례식장에 안치하고 화장, 봉안까지 정성을 다해 장례 절차를 진행했다.

김씨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수개월 동안 전기요금을 내지 못해 단전을 겪는 등 생활고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알코올 중독에 신체적 장애도 앓고 있었지만, 보호자가 없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했다.

길에서 노숙을 하는 등 불안정한 생활을 이어가던 그의 유일한 지인은 이따금 산수공원에서 같이 산책을 하던 A씨였다. A씨는 김씨가 오랫동안 공원에 나오지 않자 산수시장 인근에 위치한 김씨의 집을 찾아갔고, 2일 오전 10시께 자택에서 숨져 있는 김씨를 발견했다. 위원회는 A씨의 신고를 받고 김씨의 시신을 수습했지만, 그의 사망 추정 시각과 원인은 '미상'으로 남겨졌다. 김씨의 유품은 휴대폰과 주민등록증, 기초생활수급자 복지카드뿐이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홀로 지내다 아무도 모르게 죽음에 이르는 고독사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고독사 추정 인원은 총 315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5년 전과 비교해 57.3% 증가한 수치다.

고독사 취약계층인 독거노인 수도 증가세에 있다. 광주의 경우 올해 2월 말 기준 독거노인 수는 △동구 6876명 △서구 1만2281명 △남구 1만789명 △북구 2만260명 △광산구 1만1667명으로 3년 전보다 30%가량 증가했다.

김수영 장례추진위원회 위원장은 "연고자가 없어 장례를 치를 수 없는 이웃의 마지막을 함께 해 고인의 존엄성을 지켜주는 것은 우리들의 사회적 책무"라면서 "공영 장례 지원으로 나 홀로 쓸쓸히 생을 마감하는 소외계층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주비 인턴기자 jubi.ka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