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의 멋진 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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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정은경의 멋진 퇴임
이용규 논설실장
  • 입력 : 2022. 05.24(화) 15:16
  • 이용규 기자
이용규 실장
국민들은 그의 한마디 한마디에 촉각을 세웠다. 국민의 건강과 안위를 위해 정확한 정보와 적절한 대응이 촌각을 다투던 시기라 긴장의 연속이었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어느날부터 하얗게 변한 그의 머리칼은 국민들에게 짠함과 안타까움으로 각인됐다.

지난 17일 신임 백경란 질병관리청장 임명으로 퇴임한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 얘기다. 의사 출신인 정 전 청장은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K방역의 상징 인물이다. 그는 감염병에 대한 전문성과 조직 내 두터운 신망을 바탕으로 2017년 7월부터 질병관리본부장직을 맡아 코로나19 방역사령탑 역할을 했다. 2020년 9월 질병관리본부가 질병관리청으로 승격, 초대 청장으로 코로나 전선을 지켰다. 지난 2020년 1월20일 첫 코로나 확진자 발생 이후 이틀에 한번꼴로 브리핑을 해야 했기에 머리 염색을 제때 못해 하얗게 드러난 머리, 앞코가 해지고 밑창이 드러나는 구두는 국민들에게 깊은 감동을 줬다. 차분하면서도 흔들림없는 그의 대응은 국민들에게는 코로나 극복의 강렬한 희망으로 비쳐졌다. 특히 경북·대구지역에서 코로나 확산세가 최고조에 달하던 시기에는 "머리 감을 시간을 아끼겠다"면서 머리를 짧게 자른 일화, 배달포장 음식 위주의 업무추진비 이용 내역 등은 "좋은 것 드시지"로 국민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고 헌신적이고도 소박한 그의 모습을 보여줬다. 더욱이 지난 1월 모친상을 당하고도 밤낮으로 애쓰는 직원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위해 알리지 않았던 그였다.

정 전 청장의 브리핑은 신뢰가 담보돼야할 막중한 업무였다. 침착하고 차분하게 전달되는 정보는 현장 근무 경험과 전문성으로 무장하지 않으면 결코 확보할 수 없는 신뢰감을 주었다. 잘못된 정보와 루머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서 매일 수많은 자료와 정보를 분석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작업들이었다.

그는 코로나19 총괄 책임과 지휘를 하는 역할로 인해 정치방역 논쟁의 한복판에서 국민들의 응원에 힘입어 강단있게 돌파해나갔다.

정 전 청장은 지난 17일 국회 보건복지위 전체회의 출석을 끝으로 질병청장의 공식 업무와 28년간의 질병관리청 생활을 마무리했다. 이날 비공식적으로 진행된 퇴임식에서 정 전 청장은 "2년이상 지속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방역과 예방접종에 적극 참여해주신 국민들에게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며 "보건 의료인과 방역 담당자들의 헌신과 노고에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고 했다.

정 전청장의 퇴임 소식에 인터넷에는 '정 청장 당신이 진정한 영웅이다' 등 댓글이 수백개가 달리기도 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그의 페이스북에 "정 청장은 이시대의 영웅"이라며 "고생많으셨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고 적었다.

아무도 경험해보지 않았던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은 전세계적으로 충격과 그림자는 짙었다. K방역으로 대표되는 대한민국은 감염병 관리에서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갔다. 그 방역사령탑이 우리지역 함평 출신이라는 점에서 더욱 자랑스럽다. 정 전 청장의 향후 계획이 알려지지 않았으나 의료인으로서 대한민국을 넘어 감염병 팬데믹시대에 인류를 향해 더 큰 활동을 하기 기대해본다. 코로나19 방역 사령탑으로서 헌신을 아끼지 않은 정 전 청장에게 지역민들의 이름으로 큰 박수를 보낸다. 당신은 영웅입니다.

이용규 기자 yonggyu.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