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달살기 신청후 실종된 초등생 가족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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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제주 한달살기 신청후 실종된 초등생 가족 어디로
5월29일 완도 진입한 흔적 발견 ||31일 오전 4시 송곡항 생활 반응 ||완도 일대 항구 배 탄 기록 없어 ||제주도 진입 흔적도 발견 안돼 ||신고 접수 닷새째 경찰 수사 진행
  • 입력 : 2022. 06.26(일) 16:47
  • 정성현 기자
전남도 완도에서 체험학습을 하다가 실종된 조유나(10)양. 사진은 경찰청 실종자찾기센터(안전드림)에 올라온 조양 사진과 정보. 실종자찾기센터 캡처
체험학습을 하겠다고 떠난 뒤 완도에서 실종된 광주 한 초등학생 일가족의 수색이 닷새 동안 유의미한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24일부터 30일까지 완도군 신지면 명사십리 한 해수욕장 인근 펜션에 묵은 뒤, 현재까지 행적이 묘연한 상태다.

26일 광주 남부·완도경찰에 따르면, 경찰은 연락이 끊긴 조유나양(10)과 부모 조모(36)·이모(34) 씨 등 일가족의 행적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남부경찰은 조양 가족의 행적 파악에, 완도경찰은 가족이 사용한 승용차의 위치 추적에 중점을 두면서 조사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지난 22일 실종 신고 접수 후 아직까지 별다른 성과는 얻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양의 부모는 조양이 다니는 학교에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15일까지 '한 달간 제주도 살이를 하겠다'며 교외체험학습을 신청했다. 교외체험학습은 학교장의 허가를 얻은 가족 동반 여행·친·인척 방문·답사 및 견학 활동 시, 학교에 등교하지 않아도 출석으로 인정해 주는 제도다.

그러나 교외체험학습 기간이 끝난 지난 16일 이후로도 조양은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학교 관계자가 가정방문·학부모 연락을 진행했으나, 집이 비어 있거나 연락이 닿지 않는 등 가족의 행방을 알 수 없었다. 이후 학교는 지난 22일 경찰에 아동 실종 신고를 접수했다.

조양 가족은 지난달 29일 오후 2시께 은색 아우디 A6 차량(03오8447)을 타고 강진 마량에서 고금대교를 지나 완도에 입도했다. 이후 마지막 생활반응(휴대전화 기지국 신호 등)은 지난달 31일 오전 4시께 완도군 신지면 송곡항 일원에서 확인됐다.

해경은 이 지역을 중심으로 수색작업을 벌이기도 했지만, 아무런 특이점도 찾지 못했다. 현재 조양 가족의 통화·인터넷 등 모든 생활반응은 두절된 상태다.

아울러 제주도 방문 행적이나 기타 지자체 체험 활동 참여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조양 가족의 제주 방문을 확인했지만, 제주를 방문한 기록은 발견되지 않았다. 또한 전남지역 자치단체가 운영하는 농촌마을 한 달 살기 등의 행사에도 참여한 정황은 없었다. 완도에서 '농촌 체험' 행사를 운영하는 마을은 신지면 울모래마을과 군외면 스마트치유 마을 등 2곳이다.

전남도에 따르면, 이들 마을은 정상 운영하고 있으며 조양 일가족은 물론 광주 남구에 거주하는 30대 가족 참가자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 결과 조양은 외동딸이고 조양 부모는 둘 다 무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양 아버지는 컴퓨터 관련 자영업을 하다 코로나19 등으로 운영이 어려워지자 지난해 말 폐업했다. 다만 조양 가족이 최근까지 어떻게 생계를 꾸렸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는지 등을 추정할 만한 단서나 진술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경찰 안팎에서는 조양 가족이 한 달 가까이 연락이 끊긴 점 등으로 미뤄 강력 범죄에 연루됐거나, 이들이 타고 다닌 승용차가 바다에 빠진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완도해경은 바다 밑을 영상 레이더로 살피는 소나 장비를 투입해 송곡항 주변 바다를 수색하고 있다.

경찰은 "완도 해안가에서 생활반응이 나타나 해경과 함께 수색을 진행했지만 아직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며 "강력 범죄 의심 단서가 나오지 않은 만큼,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놓고 수색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 정확한 실종 원인을 찾기 위해 가족·지인 등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한편, 이 사건과 관련 광주경찰청은 실종 경보를 발령해 제보를 받고 있다. 실종된 조양은 긴 머리에 키 145cm, 체중 40kg 남짓 통통한 체격이다. 목격이나 다른 행적을 아는 이는 경찰 민원 콜센터인 국번 없이 182로 신고하면 된다.

정성현 기자 j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