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2000억대' 통상임금 소송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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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2000억대' 통상임금 소송 향방은?
7일 5차 변론 진행후 10월께 판결 ||“악화된 사측 재무 상황 감안” 요청 ||경기침체·영업이익 감소 등 ‘악재’ ||“추가 임금 지급은 회사에 큰 부담”
  • 입력 : 2022. 09.04(일) 13:40
  • 곽지혜 기자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전경
광주 3대 대형 사업장 중 하나인 금호타이어 노사가 9년간 진행해온 통상임금 파기환송심이 곧 마지막 변론기일을 앞두고 있어 재판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호타이어가 패소할 시 2000억원대의 채무액이 발생하는 만큼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와 공장부지 이전 문제, 1조원대의 부채 만기 도래 상황 등과 맞물려 기업과 지역경제에 미칠 파급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4일 금호타이어 등에 따르면 오는 7일 금호타이어 전현직 사원 5명이 제기한 임금 소송 파기환송심의 5차 변론이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 2013년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며 제기된 금호타이어 통상임금 소송은 지난해 3월 대법원이 사측이 승소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광주고법으로 사건을 환송하면서 지난 1년5개월여 동안 4차례 변론이 진행됐다.

사측은 이번 5차 변론을 사실상 마지막 변론으로 보고 있다. 변수가 없다면 오는 10월께에는 통상임금 파기환송심에 대한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4차 변론에서 재판부가 선정한 회계법인을 통해 감정 업무 보고서를 제출한 바 있는 사측은 이번 변론에서 제출한 회계 감정 업무 보고서에 대한 의견을 피력할 예정이다.

회계 감정은 앞서 재판부가 기존 사측 승소 판결을 뒤집고 파기환송을 진행할 당시 참고했던 금호타이어의 워크아웃 기간 실적뿐만이 아닌, 이후 악화된 사측의 재무 상황을 감안해 달라는 의견을 피력하기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금호타이어는 코로나19와 전쟁 등 공급망 불안과 원자재값, 유가 상승 등 대내외적인 리스크로 영업 이익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 2분기에는 매출 8941억원, 영업이익 18억원으로 매출은 전년(6336억원) 대비 41.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114억원) 대비 오히려 84.2%나 감소했다. 이로 인한 당기순손실은 무려 298억원에 달한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통상임금 파기환송심 결과에 따라 패소 시 금호타이어가 지급해야 할 금액은 2000억원가량이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보유액이 1000억원에 못 미치는 금호타이어가 2배 이상의 우발채무액을 충당하면 현금 유동성 악화로 지급 불능 상태까지 이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오는 2023년 말 1조원대의 대규모 부채 만기가 도래할 것을 감안하면 기업 재정은 그야말로 위태로운 지경에 이를 수도 있다.

현실적으로 물류비 상승과 원자재 가격 인상 등 환경적인 악재로 금호타이어뿐만이 아닌 국내 타이어 업계 실적이 전반적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는 마당에 기업 자체적으로 단기간 수익성을 개선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분석이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추가 임금 지급이 회사에 중대한 어려움을 초래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해 파기환송한 당시 상황과 현재 금호타이어의 상황은 차이가 있다"며 "협력업체 등 간접 고용 인원까지 광주·전남에서 1만명가량의 고용을 책임지고 있는 기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소송인 만큼 신중한 판결이 내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