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대기업 채용 시작… 인문계는 '좁은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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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대기업 채용 시작… 인문계는 '좁은 문'
삼성, 5대 그룹 중 유일 공채 실시||기아·광주은행 등 지역기업 모집||“채용 계획 없다” 대기업 17.4%||이공계 채용 68% 선호현상 심화
  • 입력 : 2022. 09.06(화) 15:48
  • 곽지혜 기자
지난달 개최된 '2022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에 참가한 구직자들이 현장면접을 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하반기를 맞아 본격적으로 기업과 금융권의 공개 채용이 시작되는 가운데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우려로 여전히 고용 계획을 세우지 못한 기업들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규채용 계획 인원 중 이공계열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지며 인문계열 취업문은 더욱 좁아지는 모양새다.

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날부터 삼성전자,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20개 계열사에 대한 2022년 하반기 공개 채용을 시작한다.

삼성은 국내 5대 그룹 중 유일하게 신입사원 공채제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공채 절차는 오는 14일까지 삼성 채용 홈페이지 삼성커리어스를 통해 입사를 희망하는 회사에 지원서를 접수할 수 있다.

이번에 신입사원을 공개 채용하는 계열사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생명 △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카드 △호텔신라 △제일기획 △에스원 등 20곳이다.

광주공장을 갖고 있는 기아도 오는 18일까지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을 모집한다.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되는 이번 신입 채용은 생산, 구매, 품질, 재경 등 14개 부문에서 진행되며 기아는 이번 대졸 신입 채용부터 하반기는 9월로 채용 시작 시점을 통일하고, 상반기는 기존에 운영했던 월별 상시 채용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금융권도 일제히 정부의 금융산업 일자리 창출 정책에 발맞춰 일반직 공개채용에 나서고 있다.

광주은행은 지난 5일 원서접수를 시작하고 정규직 신입행원 공채를 실시한다. 채용 규모는 20여명으로 모집 분야는 중견행원과 초급행원으로 나눠진다. 중견행원에 대해서는 지역인재, 일반인재, 디지털·IT, 통계·수학으로 구분해 모집하고, 초급행원에 대해서는 디지털·IT 분야를 모집한다.

신한은행도 일반직 신입행원 공개채용을 포함해 5개 전형 총 400명의 채용을 실시하며 하나은행은 올 상반기 수시 채용에 이어 하반기 300여명을 충원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정보기술(IT) 부문 신입행원 50여명 채용을 진행 중이며 KB국민은행도 9월 중 신입행원 정기 공채를 실시할 예정이다.

반면 코로나19 이후 올해 상반기 곧바로 국제 정세가 악화되며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高' 현상으로 하반기 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한 기업들도 수두룩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2년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 결과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채용을 하지 않겠다는 대기업은 17.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반도체 수급난 등 공급망 문제가 불거졌던 지난해 하반기 13.3%보다 악화된 수치다. 응답 기업의 44.6%는 아직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원자재값 급등과 고금리, 고환율로 이어진 경영 리스크가 기업들의 고용 여력에도 타격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신규채용을 하지 않거나 채용 규모를 늘리지 않는 이유로는 '추가인력 수요 없음'이 30.0%를 차지하며 가장 많았고 '회사 사정의 어려움' 20.0%, '코로나19 등 국내외 경제 및 업종 경기 악화' 12.0%, '인재 확보 어려움' 12.0% 등이 뒤를 이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高' 현상이 채용을 중단하거나 일정을 연기하는 등 하반기 채용에 변화를 줬다고 응답한 기업도 32.2%에 달했다.

특히 채용시장에서 이공계 인재 선호 현상은 지속적으로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계획한 올해 신규채용 인원 조건 중 이공계열 대학 졸업자는 무려 67.9%를 차지하며 채용 계획 인원 10명 중 7명은 이공계열 전공자를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상반기(61.0%)보다 6.9%p 늘어난 수치로 인문계열 졸업자의 취업문이 더욱 좁아진 것을 알 수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4차산업혁명 등 산업구조의 고도화로 기업들이 자연·공학계열 인재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며 "산업 수요에 맞는 인재 육성의 필요성이 더욱 높아짐에 따라 학과 정원규제 완화나 산학협력 강화 등 교육 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