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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뒤통수 맞은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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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뒤통수 맞은 한국

박성원 편집국장

게재 2022-09-18 14:44:02
박성원 국장
박성원 국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연일 자국민을 상대로 북미지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IRA 등 이른바 '미국 내 생산'(Made In America) 지원에 방점이 찍힌 대규모 예산법안 통과를 강조하며 표심을 공략하는 모습이다. IRA는 미국민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법안이지만, 한국 전기차 업계에는 재앙이다.

미국은 지금까지 전기차 신차 판매 기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보조금을 회사당 최대 20만대까지 지급해왔지만 IRA 발효로 내년 1월부터는 북미에서 조립·생산된 차량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한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는 현대차·기아는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미국에서 보조금을 받지 못하면 그만큼 가격이 오르는 효과가 있어 현지 차량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IRA가 우리 전기차 업계에 타격을 줄 것이란 점이 충분히 예상됐음에도 우리 정부는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전문가들은 지난 5월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과 한미정상회담 때 정부가 IRA에 적절한 대응을 못했다고 질책한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을 직접 만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미국 내 공장 설립 등 막대한 투자를 약속했다. 이때 우리도 미국의 IRA 통과에 대비해 한국 전기차 보조금 제외 유예 등 상응한 요구를 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미동맹강화'라는 원론적인 말만 남긴 채 막대한 실리를 챙겨 한국을 떠난 바이든은 3개월 여가 지나 IRA를 통과시키며 우리의 뒤통수를 쳤다.

외교는 국가 경영에 매우 중요한 요소다. 외교 실패는 안보·경제 등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하고 국민의 생존권을 위협하기도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부터 5박 7일 일정으로 영국, 미국, 캐나다 순방길에 올랐다. 윤 대통령에게 주어진 시급한 과제는 IRA 발효로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빠진 현대·기아차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 이를 원만하게 잘 푼다면 국민의 지지를 받겠지만, 그 반대라면 '빈손 외교'란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윤 대통령이 이번 순방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길 기대해본다.

박성원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