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정도 천년 기념 '천년의 하늘, 천년의 땅' 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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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전라도 정도 천년 기념 '천년의 하늘, 천년의 땅' 展
광주시립미술관 내일 개막 비엔날레 기간과 병행 열려
  • 입력 : 2018. 07.04(수) 18:06
  • 박상지 기자

광주시립미술관이 '천년의 하늘, 천년의 땅'展을 6일~11월11일까지 연다. 개막행사는 12일 오후 5시 연다.

이번 전시는 호남지방이 전라도로 명명된 지 1000년이 되는 해로 호남의 역사를 환기 시키고 전라도의 정체성을 새롭게 인식해 보고기 위해 마련했다.

사료적 전시나 학술적 고찰보다 전라도 정신과 문화, 역사적 상징성을 현대미술을 통해 접근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호남의 정신과 예술의 맥을 재해석할 예정이다.

전시구성은 '발아하는 땅' '의기의 땅' 인문의 땅' 예향의 땅' 등 4개 섹션으로 나누었으며, 허달재, 유휴열, 박종석, 조광익 등 원로작가부터 청년작가까지 13명을 참여시키고 있다.

작가군 만큼이나 다양한 매체의 작품들(서양화·한국화·영상설치·입체설치·도자·사진 분야 등)로 작가들은 섹션별 주제를 잘 부각시켜내고 있으며, 예술로 그려낸 천년의 역사현장은 학생들을 위한 교육의 장으로활용된다.

전시의 도입부인 '발아하는 땅'은 미분화된 문화의 원기(原基)를 품고 삶이 잉태되는 전라도의 시원성을 주제로 다루는데, 마종일의 설치작품 '그대, 풍요로운 땅에 서있는 당신이여'와 신창운의 '내 땅에서'시리즈 작품으로 구성됐다.

두 번째 섹션 '의기의 땅'은 전라도 저항정신을 다루며, 송필용의 '일어서는 백아산' 연작, 조광익의 '담양 아리랑', 박종석의 '매천 황현'작품으로 구성된다.

세 번째 섹션인 '인문의 땅'은 '의기의 땅'과 맥이 닿아 있다. 절의를 지킨 선비들이 호남지방에 대거 낙향, 은거함으로써 호남사림의 풍류문화와 누정 문화를 이뤘고 바탕에서 가사문학이 탄생했다.

누정문화의 중심인 소쇄원과 선비정신, 선비들의 높은 학문을 존경하는 민중들을 거두는 ;인문의 땅'은 오상조의 '운주사' 사진작품, 정정주의 '소쇄원' 영상미디어 설치작품, 박경식의 '나무도 나도' 입체설치 작품, 조재호의 '개화(開花)' 다완시리즈 작품으로 구성된다.

'예향의 땅'은 전라도 예술의 정신성, 내재된 흥, 기억을 화두로 오윤석, 유휴열, 허달재, 홍범의 개성 넘친 작품이 설치된다. 오윤석의 작품 're-record 불이선란도', 're-record letter' 는 동양적 사유의 상징으로 추사의 글과 그림을 차용해서 칼 드로잉한 작품으로, 빛을 통해 흔들리는 이미지는 과거의 철학적 사유가 어떻게 읽혀지는지 생각케 한다.

전라도 천년을 거슬러볼 때, 수많은 학자·문인과 예인, 개혁적이고 걸출한 인물들을 만날 수 있다. 지금도 선인(先人)들은 위대한 존재로 기려 지고 있다. 하지만 이 땅이 사유와 실천의 땅으로, 의향과 예향으로 불리며 풍성한 역사를 써올 수 있었던 것은 그 역사가 흐르도록 마음을 실어 준 평범한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며, 그 사람들이 바로 우리 자신이라는 점을 이번 전시는 조용히 말하고 있다.

광주시립미술관 전시 관계자는 "전라도의 기억을 갖는 사람들, 전라도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까지 전라도 문화와 정신의 뿌리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