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로 재발견되는 삶의 모든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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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예술로 재발견되는 삶의 모든 풍경
예술공간 집, ‘존재의 재발견’ 김제민&이호동전||8월1일부터 30일까지…초등생 대상으로 전시연계 교육프로그램도
  • 입력 : 2018. 07.29(일) 17:15
  • 박상지 기자

김제민 작 무심한 풍경

이호동 작 이산가족

광주 동구 '예술공간 집'은 지난해 11월 개관전 이후 꾸준히 두 작가의 작품세계를 매칭해보는 전시를 진행해오고 있다. 세대간, 장르간 매칭을 통해 작품을 다양한 시각에서 보여주는 기획전시는 '예술공간 집' 만의 정체성으로 자리잡고 있다.

예술공간 집은 개관 후 다섯번째 전시로 김제민 전남대 교수와 이호동 작가의 2인전을 마련한다.

8월1일부터 30일까지 열리는 김제민&이호동전의 제목은 '존재의 재발견'. 하잘것 없는 풀과 삶의 바깥으로 밀려난 사물들이 두 작가의 독특한 시선을 통해 재해석된다.

김제민 작가는 '풀'을 그린다. 정확히 식물이라 명명된 다듬어진 풀이 아니라 '잡초'들이다. 김 작가의 손을 통해 잡초는 특별한 풀로 모습을 달리한다. 마치 인간들처럼 사고하고 행동하는 '풀'로, 체력단련을 하고, 스포츠 경기를 한다. 이들의 호신술교본도 있다.

유쾌하지만 결코 유쾌하지 않고, 가볍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 인간의 삶이 연상되기 때문이다.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주변과 대치하는 모습 속에인간의 삶이 투영돼 있다. 다행히 작가 특유의 재치 덕분에 무겁지만은 않다. 작품 속 풀들은 닥친 일들을 가볍고 즐겁게 헤쳐 나가라고 다독여주는 듯 하다.

이와함께 김 작가는 연필, 먹, 목탄 등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화면 가득 빽빽하게 식물들을 그리고 있어 그리기 방식 또한 유감없이 감상할 수 있다.

김 작가는 "풀이야말로 자연의 완벽한 드로잉이고 그저 그것을 따라 그린다"면서 "의인화된 풀과 그대로의 풀 두 가지의 모습으로 보여지는 풀은 어쩌면 우리들의 모습과도 같이 그려지며 재발견된다"고 밝혔다.

이호동 작가는 쓸모를 다한 사물들을 다시 바라보며 재발견한다.

한때는 누군가의 사랑을 한껏 독차지했겠지만 손길에서 멀어지고 버려진 사물들로, 작가는 새로운 물건보다는 버려지고 내려놓아진 물건들을 선택하고 조합해나간다.

이러한 일련의 작업과정에 대해 작가는 "어릴 적 하얀 종이에 꾸밈없는 선으로 집, 나무, 구름, 새를 그리듯, 공간속에 물질(오브제)을 선택하고 조합해서 드로잉을 한다"고 밝혔다.

이 작가가 만들어낸 작품들에서는 서로 만날 수 없는 물건들의 조합이 특별한 인상을 안겨준다. 버려졌지만 버려지지 않은 물건들은 작품으로 재발견되며 유쾌하게 관람객들과 만난다.

전시를 기획한 문희영 관장은 "세상 가장 하찮은 것 같은 잡초와 쓸모없이 버려진 사물들이지만 두 작가는 모든 것들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면서 "이 모든 것들이 시선의 밖이 아니라 어쩌면 우리 삶의 안에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두 작가의 시선을 따라가며, 삶을 둘러싼 작은 것 하나까지도 한 번 더 바라볼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제민 작가는 1995년 고려대학교 동양사학과 졸업 후 다시 미술대학에 진학했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에 진학해 서양화를 전공하고 동대학원 석사, 박사까지 졸업했다. 2010년에는 오스트리아 론도 스튜디오 레지던시 프로그램 참가했고, 2016년에는 서울의 소마드로잉센터 등 여러 곳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하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다. 지난해부터 전남대학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이호동 작가는 조선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조각을 전공하고 동 교육대학원을 수료했다. 수차례의 단체전과 개인전, 그리고 다양한 예술프로젝트 등을 진행해왔다. 최근 ACC의 어린이 가족문화축제에 직접 만든 '굴링'으로 아이들과 가족들과 함께 놀아보는 프로젝트도 이끌었다. 현재는 광산구 월곡동 청소년 문화에 집 야호센터 상주 작가로 있으며 더 즐거운 놀이 같은 예술을 끝없이 추구해나가고 있다.

한편 전시기간 중 월요일과 토요일에는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전시연계 체험프로그램도 운영된다.

문의 (062)233.3342.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