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는 것들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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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버려지는 것들에 대한 단상
‘REPLAY’…박연숙, 성현지, 조민서 3인展||30일까지 다산미술관
  • 입력 : 2018. 08.06(월) 17:05
  • 박상지 기자

박연숙 작 쓰는 드로잉

성현지 작 투어리스트

조민서 작 숨

폐비닐, 폐플라스틱 대란을 계기로 환경에 대한 관심이 촉구되고 있는 가운데 다산미술관에서는 업사이클아트를 기반으로 한 설치미술전을 선보인다.

오는 30일까지 다산미술관 제1전시실에서는 업사이클 콜라보전 '리플레이(REPLAY) 박연숙, 성현지, 조민서' 3인전이 마련된다.

업사이클아트는 업그레이드(Upgrade)와 리사이클(Recycle)의 합성어로 폐자원을 재활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예술적 가치를 입혀 새로운 작품으로 만들어내는 작업을 의미한다.

전시장의 흰 벽면은 작가들의 거대한 캔버스가 돼 작가들의 이야기가 마스킹테이프를 이용한 드로잉으로 펼쳐진다. 전시에는 드로잉 구성과 함께 재미있는 요소들이 숨겨져 있다.

작가들은 각자 방식으로 본래의 용도를 다하고 버려진 오브제를 활용해 전시를 재구성했고, 작품을 대변할 소리를 드로잉이 펼쳐진 사이사이 공간에 소리로 담아냈다.

박연숙 작가는 벽면에 전기 회로와 같은 연결 상태를 차용해 예술가이자 기획자로서 그리고 한 시민으로서 광주를 누비는 자신의 활동 거점 지도를 구조적으로 참신하게 표현했다.

활동하는 9개의 거점지를 벽면 회로에 오래 된 컴퓨터의 폐 부품을 장착해 표현했고, 여기에 각기의 감정을 전달하는 소리를 담았다.

박 작가의 작품은 곡선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잘 짜여진 루트는 곧은 선의 형태로 안정감을 주고 단일한 색조를 통해 선에 집중하는 효과를 나타낸다.

박 작가의 작품은 작가 개인의 이야기를 담았으나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성현지 작가가 표현한 형상은 시각적으로 흥미롭다. 꿈과 현실의 세계를 오가는 매개가 되는 과정을 작가가 상상하는 기발한 방식의 통로로 제시한 것이 특징이다.

공간 드로잉 안에서 벽면을 채우는 거대한 바다거북과 거인은 우리를 어딘가로 이끌고 있는 형상으로 바다거북은 현실세계로의 인도자처럼, 거인은 꿈의 세계를 잠식하는 지배자처럼 표현 되고있다.

작가는 버려진 창을 활용해 깊은 상념에 빠진 듯, 때로는 사색 하는 듯 웅크려 잠든 이를 평온하게 감싼다.

조민서 작가는 원초적인 아름다움을 간직한 아프리카 조각상의 아몬드형 눈매를 가진 여인에 자신을 투영했다.

풀밭에 귀를 대고 자연의 소리를 귀담아 듣는 듯한 형상이다. 벽면의 중앙을 분할해 상단에는 푸르른 하늘을 하단에는 초록이 무성한 풀숲을 담아 안정적이며 평온한 자연의 상태를 담았다. 가로로 횡단하며 풀숲에 한쪽 귀를 대고 누워 있는 여인의 신체는 자연이 들려주는 오만가지 소리를 담아내며 형형색색으로 물들었다.

조 작가는 폐교가 된 학교 교실의 버려진 창과 의자를 작품 속으로 끌어왔다. 제 역할을 다한 대상이 하나의 오브제로서 예술로 탄생됐다.

다산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지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전하는 이야기"라며 "현재의 위치에서 다시금 꿈을 꾸고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기대하며 마음속 REPLAY 버튼을 지긋이 꾹 누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