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작가들이 말하는 자연, 환경, 생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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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설치작가들이 말하는 자연, 환경, 생태 이야기
 산수미술관, 31일까지  ‘생태학, 세번의 반추’전 || 김자이, 김명범, 김엽 작가 참여… 자연대상에 사적 경험 투사 및 폐비닐, 재활용품 이용한 설치미술 선봬
  • 입력 : 2018. 08.26(일) 17:23
  • 박상지 기자
지역 미술계에 담론의 장을 열어오고 있는 산수미술관이 이번에는 '환경'이라는 화두를 던진다. 광주문화재단의 후원을 받아 열리는 이번 전시는 '생태학, 세번의 반추'를 주제로 자연, 환경, 생태의 내용을 담은 설치미술을 선보인다.

전시에는 김자이, 김명범, 김엽 작가가 참여하며 김자이 작가부터 차례로 3개의 전시가 연속적으로 열린다.

'생태학, 세번의 반추' 시리즈의 포문을 여는 첫번째 전시로 김자이 작가의 '휴식의 기술'전이 오는 31일까지 개최된다. 김 작가는 산수미술관 1층 전시 공간 전체를 숲처럼 꾸몄다. 2 채널의 영상과 설치 작업을 통해 관객은 숲 속에 들어온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 전시장 곳곳에 설치한 편한 의자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본인만의 진정한 휴식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이번 작품은 김자이 작가의 개인 경험에서 출발했다. 김자이 작가는 영국 런던 유학시절 중 발병한 갑상선암으로 인해 "난 한 번이라도 몸과 마음의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나" 되돌아보게 됐다. 수술과 항암치료를 거듭하면서 스스로를 억누르고 있던 것들에서 탈피해, 진정으로 쉬는 시간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이 경험을 관객들과 공유하겠다고 생각한 것이 이번 작품의 계기가 됐다.

김 작가는 과거 몸과 무의식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은 채, 작업에 매진하다가 몸이 상했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소중한 자신만의 휴식 방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번 전시를 통해 관객들에게도 자신에게 맞는 휴식 방식을 찾을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작품은 직접 뜨개질을 이용해 뜬 부드러운 촉감을 지닌 오브제와 자연의 소리를 그대로 담아낸 영상, 숲에서 나는 아로마 향과 안개를 이용해 인공의 숲을 만들어내는 설치 작업을 진행했다.

전시장 한 편에는 작가가 남녀노소 150여명에게 직접 조사한 휴식방법에 대한 설문지가 전시돼 있다. 작가는 이러한 리서치를 통해 관람객들에게도 각자의 휴식방법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며, 스스로를 되돌아볼 기회를 제공한다.

김자이 작가는 "휴식은 곧,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었고, 휴식방법을 찾는 것은 '나'를 되찾아가는 시간이었다" 며 "따스함과 포근함을 주는 털실을 만지며 안정감을 취하고, 자연의 모습을 보고 소리를 들으며 진정한 휴식을 취하도록 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자이 작가는 조선대 판화 미디어과를 졸업하고, 홍익대 대학원 판화학과, 영국 Kingston University 에서 석사를 마친 후, 2012년부터 작업을 해오고 있다. 김자이 작가는 무의식의 구조와 언어에 관해 관심을 갖고 영상 작업과 다양한 매체의 설치 작업을 통해 우리의 기억과 무의식에 대해 질문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