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시대 대표물건에서 들여다보는 과거와 현재의 고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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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매 시대 대표물건에서 들여다보는 과거와 현재의 고민들
예술공간 집 '시대의 유물을 마주하다' 이정기전||오는 12일까지 … 이정기 회화, 설치, 입체 등 신작 20여점 
  • 입력 : 2018. 09.04(화) 16:14
  • 박상지 기자

이정기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예술공간 집 전시장 전경.

유물은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한다. 고고학적으로 가치가 있는 물건 뿐 아니라 개인의 말투, 습관, 생각이 담겨있는 물건도 유물이 될 수 있다. 훗날 개인의 역사가 담긴 유물을 보며 남겨진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게될까. 이정기 작가의 '시대의 유물을 마주하다'전은 우리들의 모든 행동과 결정이 미래에 어떤 결과로 남을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보는 전시다.

오는 12일까지 광주 동구 장동 예술공간 집에서 열리는 이정기 작가의 개인전에는 평면회화, 설치, 입체작업 등 근작 20여점이 전시되고 있다.

이 작가는 '유물'이라는 형식을 빌려 작품을 제작해왔다. 과거와 현재의 작용은 미래에 영향을 주게 되고, 또 현재의 선택이 앞으로 어떠한 유물로 남아서 보이게 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이는 비단 작가만의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그렇게 현재의 실재적 사건이나 사회상, 특정 이미지 등을 반영한 '유물'의 모습은 작품으로 제작된다. 이는 과거에 실재하지 않았지만 실재하는 것 같은 상황을 보여주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이다. 그래서 작품은 유물의 형태로 표현됐지만 날조된 가짜의 모습임을 쉽게 짐작케 한다. 눈앞에서 쉽게 인식되는 가짜의 유물을 통해 되려 현재의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작가의 의도이다.

작품으로 표현된 유물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관통하는 연결고리로 간주되며, 작가는 현재의 우리가 미래에는 어떠한 유물로 남을 것인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분명 현재는 과거라는 자양분 위에서 미래라는 열매를 맺지만 우리들의 판단과 선택이 얼마나 중요하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것이다.

모나리자 그림을 연상케 하는 어머니의 초상과 하얗게 박제돼 가는듯한 모습의 아버지 초상, 대리석처럼 페인팅 된 실제 인물들을 캐스팅해 제작한 부조 작품, 인간의 외형적 모습이 부스러진 듯 제작된 임신한 여인의 모습 등 현실의 인물들이 아닌 듯한 모습들에서 우리의 삶에 대한 원초적 고민들과 시대의 모습을 기록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가 그대로 묻어난다.

이정기 작가는 "현재 우리가 행하고 결정하는 모든 것은 결국 우리들의 몫으로 찬란한 유물이 될지 참혹한 재앙이 될지를 스스로 만들어 가고 기록되어짐을 의식해 본다"며 "전시를 통해 많은 이들이 현재의 삶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정기 작가는 전남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를 졸업했다. 지난 2015년에 광주미술상, 2018년 전국 청년미술작가 미술공모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현재 광주시립미술관 국제레지던시 입주작가로 활동하며 활발하게 작품활동을 해오고 있다.

문의 (062)233-3342.

이정기 작 해석이 필요한 유물

이정기 작 현재인

이정기 작 시대의 유물 어머니를 기록하는 방법

이정기 작 바다를 건너

이정기 작 시대의 초상 아버지를 기록하는 방법2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