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폭에 담긴 장애인들의 아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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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화폭에 담긴 장애인들의 아픔
지적 장애인 작가 김근태 ‘빛 속으로’||2일부터 17일까지 G&J광주전남갤러리…근작 78점 비롯, 오준, 윤인성, 김한별, 임석진 작가 작품 17점 전시
  • 입력 : 2018. 09.11(화) 16:28
  • 박상지 기자

김근태 작 따스히

김근태 화백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지적장애인의 아픔을 화폭에 담아온 화가이다.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사태수습위원으로 참여하면서 죄책감을 얻은 후 만신창이가 됐다. 곧 한쪽 귀와 한쪽 눈도 잃었다.

엉망이 된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었던 것은 지적장애아들 덕이다. 27년간 지적 장애아들의 얼굴과 마음을 화폭에 담아오며 김 화백의 내면도 차츰 치유할 수 있었다. 일그러진 얼굴은 밝은 빛이 됐다.

개인의 상처와 장애아들의 아픔이 빛으로 승화된 김 화백의 작품은 지난 2015년 국내 화가 중 최초로 미국 뉴욕 유엔갤러리에 전시됐다. 독일 베를린과 브라질 리우 패럴림픽, 파리 유네스코 전시, 평창패럴림픽 등 세계적인 무대가 이어졌다.

12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인사동 G&J광주전남갤러리에서는 세계인권의 날 70주년을 맞아 김근태 화백의 '빛 속으로 (Into The Light)'전이 마련된다.

6일간 개최되는 이번 전시회는 20년 이상 지적장애인을 그려온 김근태 화백 이외에도 오준 경희대 교수(전 UN대사), 윤인성, 김한별, 임석진 작가가 함께 참여한다.

김 화백은 이번 전시회에서 78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빛 속으로'라는 주제로 그려진 작품들은 이미 지난 4월 파리 본부 초청전시회에서 선보여 호평을 받은 바 있다.

프랑스의 유명 인상화가인 그자비에 루케치(Xavier Lucchesi)를 포함한 파리 화단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오드레 아줄레(Audrey Azoulay) 유네스코 사무총장도 작품에 대해 소통과 표용의 메시지를 나타냈다며 호평했다.

김 화백 외에도 참여작가들의 작품 17점을 감상할 수 있다. 오준 경희대 교수와 윤인성, 김한별, 임석진 작가는 장애인의 아픔을 화폭에 담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윤인성 작가는 발달장애에도 불구하고 성인미술지원사업 '인블라썸(In Blossom)' 소속 작가로 미술교육, 전시 등 활발한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 번 본 장면은 사진처럼 기억해 두었다가 그림으로 그려내는 윤 작가는 삭막한 도시 속 생동감 넘치는 일상을 표현했다.

또 자폐성 장애가 있는 충주혜성학교 김한별 군은 파리 유네스코 본부 전시에 독일의 지적장애인 에미레카스 군과 함께 5대륙을 대표해 개막식 행사의 주인공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평창패럴림픽 홍보대사로서 활동하기도 한 오준 경희대 교수는 "간헐적으로 만든 아마추어 작품들이 관람할 만한 대상이 되기는 어렵겠지만, 장애인 인권과 미술이라는 두 분야에 대한 열정을 나와 함께 공유하는 화가 김근태 작가를 성원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전시회에서는 김 화백의 작품을 구매할 기회가 최초로 열린다. 기존의 작가들이 다루지 않는 주제인 지체장애인들의 아픔을 나타낸 작품들로 미술평론가들과 수집가들로부터 주목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근태 작 열정

김근태 작 푸른시

김근태 작 너는 꽃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