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창적 화풍' 화단 놀라게 한 박은용 천재 화가 다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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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독창적 화풍' 화단 놀라게 한 박은용 천재 화가 다시 보기
광주시립미술관 ,타계 10주기 맞아 새롭게 조명||‘석현 검은 고독 푸른 영혼전 ’ 내년 2월 10일까지||오는20일 장석원 평론가 박 화백 조명 특별강연도
  • 입력 : 2018. 12.05(수) 18:36
  • 이기수 기자

박은용 작 남도의 가을날 수묵담채. 2007년. 개인소장.

 전통화법을 뛰어넘은 독창적 화풍을 개척한 박은용 화백이 왜 '비운의 천재화가'인지를 생생하게 체감할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된다.

 광주시립미술관은 석현 박은용 화백의 타계 10주기를 맞아, 창의적 화풍으로 일궈낸 작가의 화업을 재조명하고 침체된 남도 수묵의 관심도 함께 불러일으키기 위해 '석현 (石峴) 박은용 검은 고독, 푸른 영혼'전을 6일부터 2019년 2월 10일까지 개최한다고 밝혔다.

 시립미술관 제 3,4전시실에서 한국화 52점, 유화 2점, 수채화 4점,스케치 작품이 전시된다.

 특히 이번 전시는 박은용 화백의 작품 활동기를 3기로 구분해 그의 주요 작품들을 통해 시기별 화풍을 잘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마련된 아카이브 공간은 학창 시절의 편지, 병원 생활 동안 남긴 글과 스케치, 인터뷰 영상 등이 전시되어 박은용 화백의 정신적, 심리적 변화나 작업에 대한 열망,주변의 관계들을 느껴볼 수 있다.

  특히 유품 중 마지막 남은 먹 한 조각이 박은용 화백의 예술에 대한 집념과 철저한 작업의식을 절절히 느끼게 한다.

  또한 "그림은 개인적인 활동의 표출이지만, 시대의 흐름에 따라 요구되는 변화도 함께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며, 항상 우리의 전통을 염두에 두고 작업 한다"'는 생전의 인터뷰 영상은 박은용 화백이 평소 추구했던 작업관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전시 개막행사는 오는 20일(목) 오후 4시에 개최할 예정이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 개막식 전인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시립미술관세미나실에서 장석원 미술평론가가 '석현 박은용의 삶과 예술'이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한다.

  이번 전시는 광주시립미술관이 석현 박은용 화백의 타계 10주기를 맞아, 창의적 화풍으로 일궈낸 작가의 화업을 재조명하고 침체된 남도 수묵의 관심도 함께 불러일으키고자 마련했다.

  박은용 화백의 예술세계를 언급할 때, "비운의 천재화가" "고독한 농부화가" "현대 풍속화가" 등의 수식어가 따라 붙는데, 이러한 수사(修辭)에서 전해지듯이 박은용 화백은 한국전쟁으로 인한 가족사의 비극을 평생 짊어지고 살았다.

  그러나 작업에 대한 열망은 어떤 장벽도 뛰어넘게 함으로써, 적묵법(積墨法)이라는 독창적 화법으로 남도 문인화맥의 전통적인 화풍으로부터 벗어나 창의적 세계를 펼친 뛰어난 예술가였다.

  탑묵법(塔墨法)으로도 부르는 적묵법은 먹을 중첩시킴으로써 갈필의 흔적이 겹쳐지도록 고도의 세필을 운용하는 화법이다.

  박 화백은 1983년 개인전(동덕미술관)을 계기로 그동안 실험해 왔던 적묵법(積墨法)을 화단에 알리게 되는데, 탄탄한 데생력을 바탕으로 한 화면의 신선함은 오지호, 김기창 등 당시 우리나라 최고의 화가들로부터 아낌없는 박수와 기대를 한몸에 받게 했다.

  그러나 세심한 운필로 장시간 작업해야 하는 적묵법의 작풍은 박은용 화백의 건강을 악화시킴으로써 더 이상 밀도 높은 화면 운용을 지속하기 힘들었다. 90년대에 들어서면 적묵법의 운필로부터 벗어나 대담한 필선으로 대상을 단순화시켜가는 화풍으로 변화하게 되고 형식보다는 내면의 표현에 치중하게 된다.

  박은용 화백은 '전통의 계승'을 추구하는 민족정신의 토대 위에서 소박한 우리의 일상과 자연을 쉼 없이 그려왔다. 그러나 2008년 타계함으로써 예술계에 큰 아쉬움을 남겼다.

  전승보 광주시립미술관장은 "박은용 화백이 타계하신 지 10년이 흐른 지금, 석현 선생의 예술세계를 재조명하는 기회를 마련하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하며, 호남 남종화와 함께 한국화의 전통 탐구 및 혁신적 계승을 위한 전시와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작가소개>

석현 박은용(石峴 朴銀容·1944~2008) 은

진도가 고향인 박은용은 유년시절부터 재능이 뛰어나 일찍부터 화가의 꿈을 키웠다. 서라벌예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박은용은 1983년 개인전(서울 동덕미술관)을 통해 화단의 찬사를 받으며 자기세계를 알렸고, 화순에 마련한 두강화실을 안식처로 작품 활동을 지속했다. 평생을 한국전쟁으로 인한 가족사의 비극에 고통 받았지만, 1999년 개인전(서울 동덕아트갤러리)으로 재도약을 하면서 2008년 작고하기까지 무수히 많은 작품과 스케치를 남겼다. 민족 의식이 깊은 박은용은 평생 동안 우리의 삶터를 향토성 짙은 자연풍경으로 되살려내는 작업에 매달림으로써 전통 정신을 이어가고자 했다.

 박은용 작 모녀. 수묵담채. 1999년. 개인소장.

이기수 기자 kisoo.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