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작가들의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 감상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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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청년작가들의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 감상해 볼까
광주시립미술관, 하정웅청년작가초대전 작가선정||문소현, 정정하, 이윤희, 문지영 등 ||24일부터 11월28일까지 하정웅미술관서 진행
  • 입력 : 2021. 07.22(목) 15:52
  • 박상지 기자

문소현 작 '터지는 폭죽들'

하정웅청년작가초대전인 '빛'전은 21년 전 하정웅 선생의 메세나 정신을 기리고 광주시립미술관의 변혁의 돌파구로서 청년작가 지원과 발굴을 위한 제도적 운영을 위해 개최됐다. 지난 2001년 첫 전시 이래 '빛'전을 거쳐간 청년 작가들 중 일부는 중견작가로 성장해 중앙과 지역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며 한국 미술계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고, 여러 초대작가들 역시 개성적이며 실험적인 미술로 활발한 활동을 전개해가고 있다.

올해로 21회를 맞는 '빛 2021' 역시 전국에서 주목받고 있는 전도유망한 청년작가 4인이 초대됐다. 문소현(경기), 정정하(광주), 이윤희(대전), 문지영(부산) 작가가 그 주인공이다. 다양한 장르로 각각의 삶에 대한 성찰과 이야기를 담은 선정작가들의 작품이 '어떤날, 어떤 이야기'를 주제로 24일부터 11월28일까지 광주시립미술관 분관 하정웅미술관에서 개최된다.

경기도의 문소현 작가는 무대와 인형을 만들어 스톱에니메이션 방식으로 영상작품을 펼쳤다. 작가는 자신이 목도하고 경험한 공허, 죽음, 욕망 등 사회 보편적 구조 문제를 내면화시켜 영상작품으로 구현했다. 문소현 작가는 영상매체 작품과 함께 다수의 영화제에 참여하였으며, 2016년 첫 개인전인 '공원생활'을 시작으로 4회의 개인전을 개최했고, 아르코미술관, 일민미술관, 경기도 미술관 등의 다수의 기획전에 초대됐다. 작가는 청주레지던시, 인천아트플랫폼, 경기창작센터 등 레지던스 입주작가로 참여하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광주의 정정하 작가는 '빛을 모으는 또 다른 방법'이라는 주제로 작품을 제작한다. 작가는 개인의 심상뿐만 아니라 자신이 만난 수많은 사람들을 관찰하여 빛의 이미지로 이를 작품화했다. 도자작품을 하는 대전의 이윤희 작가는 전통적인 도자작업의 형식에서 벗어나 다양하고 새로운 매체로 자신만의 서사를 제시한다.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아버지가 운영하는 페인트 매장에서 점원으로 오랫동안 일해 왔던 작가는 매장의 다양한 페인트 색을 선택하고 조색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이 자신의 공간에 칠할 색을 고르기 위해 골몰하며 고민하는 과정들을 마주했다. 그의 작품은 매장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의 꿈과 희망의 에너지를 채집한 일종의 최소 단위의 기록이며 작가 일상의 응축된 표현이다. 작가가 평소 친숙하게 접했던 다양한 페인트의 색과 레진, 나무판 등으로 제작한 작품들은 화석처럼 기록되거나 또는 보석처럼 스스로 빛을 내듯 굴절과 반사, 투과하며 다양한 이야기를 다시 생성한다. 정정하 작가는 유스퀘어문화관의 초청작가로 선정되어 본격적인 작품을 보여주었으며 3회의 개인전과 다양한 단체전에 참여하며 작품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작가는 최근 제주문화예술재단 초청작가로 선정되었고, 조선대학교 미술관의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이윤희 작가는 도자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작가는 전통적인 도자작업의 형식에서 벗어나 다양하고 새로운 매체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한 작품을 제작한다. 중세의 종교화가 비유나 상징을 통해 성서적 메시지를 전달했듯 그녀의 도자작품은 종교적 도상을 차용해서 자신만의 서사를 제시한다. 이윤희 작가는 도예를 전공했고 서울문화재단 신당창작아케이드를 비롯해 시가라카도자의 숲 등의 레지던스 입주작가로 참여했다. 11회의 개인전과 대전시립미술관 '넥스트코드', 국립현대미술관 '젊은 모색' 등 국내외에서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며 다양한 활동을 선보이고 있다.

부산의 문지영 작가는 사회로부터 배제되거나, 주변적인 존재와 이들을 향한 폭력적 시선에 대해 작업해왔다. 시각장애와 지적장애를 가진 동생과 함께 살아오며 '보통'의 가치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며 작품을 제작했고 남들과 달랐던 동생이 나아지기를 기원하는 어머니의 간절한 소망을 나타낸 '엄마의 신전' 시리즈를 제작했다. 문지영 작가는 2014년 첫 개인전 '가장 보통의 존재' 등 3회의 개인전을 개최했고 부산시립미술관의 '젊은 시각 새로운 시선'과 서울대 미술관, 오픈스페이스 배 등에서 열린 다양한 기획전에 참여하며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한편 올해 하정웅청년작가초대전은 경기‧강원, 경상‧대구‧부산, 충청‧전북‧제주‧대전, 광주‧전남 등 4권역으로 나누고 광주시립미술관을 비롯해수원시립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에서 작가 추천을 받았다. 추천된 작가들은 각 미술관의 학예연구사들이 참여한 온라인 세미나를 통해 추천작가들의 작품세계와 활동 등에 관한 제안과 폭넓은 토론을 거쳐 최종 선정됐다.

이윤희 작 'Night of Pian'

문지영 작 '엄마의 신전 Ⅳ'

정정하 작 '무제'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