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연(예술가)(407/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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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사람들
김상연(예술가)(407/1000)
  • 입력 : 2022. 02.24(목) 15:03
  • 최황지 기자

광주사람들 김상연 예술가

"17살때 미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후엔 한 번도 다른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광주의 80년대는 세상과 나에 대한 것을 고민을 할 수 있는 시기였죠. 그때 결정했던 마음가짐으로 지금까지 살아온 것 같아요.

제 평생은 실험으로 시작해서 실험으로 끝날 거예요. 자본주의적 성공을 이루지 못할 지라도요. 숙명이죠. 다음 세대나 또 그다음 세대들이 작품을 보고 저 사람의 어떤 정신은 우리 삶의 한 단계를 높여줬다고 생각할 수 있도록, 그런 걸 저는 추구하고 있죠.

광주는 예향이고 농촌사회에서 발전했기 때문에 풍부한 생산물이 있었죠. 그래서 예술이 더욱 풍요를 누렸잖아요. 그런데 한국 사회가 급성장하면서 광주에도 여러 고통이 나타났어요. 실제 많은 피해자도 나왔지만 이곳에서 정신적 성장을 이룬 사람은 굉장히 많아요. 광주의 토양은 단단하고 강인한 정신을 만들어주거든요. 고통이 있으면 그만큼 성장이 튼튼하게 이루어진다는 거죠. 이게 저의 지론입니다. 그런 부분들이 저의 토양이 돼서 예술 활동의 바탕이 됐죠.

작품을 하게 된 원동력은 사실 제 자신을 위해서 한 거예요. 가족, 세상을 위해서 한다기보다는 제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거든요. 살기 위해선 욕망이 있어야 되잖아요. 그 욕망이 저에겐 미술이에요. 미술이 저를 지탱해 왔고 저는 이것을 통해서 세상과 호흡하고 있어요.

어떤 목표를 삼아서 세상을 살고 있진 않아요. 그래도 이제 평온하고 싶은 마음은 있죠. 요즘엔 예술을 즐기지만 예전에는 이야기를 하는 데에 집중했죠. 그런데 지금은 뭐랄까, 작품을 누군가가 보고 지나쳐도 상관이 없다는 생각은 들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있어야만 되는 것은 있습니다. 한 연못에서 연꽃이 피는 그런 아름다움처럼 '세상이 안 좋아졌을 때 연꽃같은 역할을 미술이 했으면 좋겠다'하는 것이에요."

김상연 작 존재

지난해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 전시된 김상연 작가의 '우주를 부유하는 고래'. 나건호 기자

최황지 기자 orchid@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