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이슈 63-3> "육지는 선거로 들썩"… 낙도 주민·후보자 '씁쓸'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일주이슈
일주이슈 63-3> "육지는 선거로 들썩"… 낙도 주민·후보자 '씁쓸'
전남 유인도 中 인구 한자릿수 섬도||"현수막 없고 후보도 찾아오지 않아" ||후보자도 "바다위서 시간 다써" 답답||"알권리 확대차 비대면 유세 늘려야"
  • 입력 : 2022. 05.22(일) 18:49
  • 최황지 기자
전남도의회 신안군 제2선거구에 출마한 무소석 장봉선 후보가 도서지역 유권자들을 만나기 위해 섬으로 이동하고 있다. 장봉선 후보 캠프 제공
"멀리 떨어진 섬일수록 민원은 많은데 후보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는 전혀 없고… 누가 후보인지 모르는 주민들이 태반이죠."

6·1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선거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지만 전남의 일부 낙도는 예년과 다름없이 쓸쓸한 선거기간을 보내고 있다.

22일 전남도 유인도서 현황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전남에는 271개의 유인도서가 있다. 행정구역상으로 목포, 여수, 광양, 고흥, 보성, 강진, 장흥, 해남, 무안, 영광, 완도, 진도, 신안 등이다. 이 중 신안군이 80개의 유인도가 있어 전남도 전체 유인도 중 30%를 차지한다.

세부적으로 신안군 압해도·지도의 경우 3000명~5000명대의 인구수가 거주하고 있지만 소포작도, 황마도, 상수치도, 개도, 초란도 등 한자릿수 인구수를 기록하고 있는 섬들도 있다. 이 때문에 신안군의 선거기간은 내륙의 열띤 분위기와는 상당히 동떨어져있다.

낙도 지역 주민들이 이번 지방선거 후보자들을 만날 수 있는 경우는 주민들이 직접 육지로 나올 때가 유일하다.

고옥철 흑산면 만재도 이장은 "섬 주민들이 육지로 나갈 때마다 알음알음 후보자들을 접하는 경우가 대다수다"며 "여러사람들이 모여 배를 타고 나가서 후보자들을 만나는 식이다"고 말했다.

낙도에는 투표소가 설치되지 않아 투표 당일이 되면 주민들은 인근 섬으로 배를 타고 이동한다.

이를 위해 각 지역 선거관리위원회는 낙도 주민 투표권 보장을 위해 교통불편지역을 사전에 확정하고 교통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가 분류하는 교통불편지역은 해당 지역과 투표소 소재지 사이에 대중교통수단이 없거나 1일 운행 횟수가 6회 이내인 지역이다. 전남도 중 교통불편지역으로 분류된 곳은 총 189개 투표구다. 광주 22개 투표구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수치다.

각 지역 선관위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낙도 지역 주민들의 투표권을 위해 선박을 운행한다. 여수, 고흥, 진도, 무안, 신안을 대상으로 지방선거 당일 선박을 운영하는데 신안이 9대로 가장 많고 고흥 2대, 여수·진도·무안이 1대씩 운행될 예정이다.

낙도 지역 유권자의 투표권이 투표 당일에만 보장된 상황이다. 이 때문에 각 지역구에 출마하는 후보자들은 선박을 직접 빌려 여러 섬을 돌아다니거나, 주민들이 인근 큰섬으로 나오면 직접 찾아가 인사를 드리는 등의 방법으로 '눈도장'을 찍고 있다.

전남도의회 신안군 제2선거구에 출마하는 무소속 장봉선 후보는 "지역구가 섬이 많아서 배를 빌려서 왔다갔다 하고 있다"며 "흑산면의 경우에도 대장도, 다물도, 가거도 등 섬들이 많아서 시간이 많이 소모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흑산도에 가면 본도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인근 2~3개의 섬들을 행정선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하루에 한 섬을 들어가려고 배를 두 세 번 타고 있어서 현실적으로 많은 유권자를 만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현재 신안군 제2선거구는 비금면, 도초면, 흑산면, 하의면, 신의면, 장산면, 안좌면, 팔금면으로 45개의 유인도로 구성되어 있다.

장 후보는 "모든 주민들을 만나며 인사드리고 싶은데 낙도는 아무래도 어려움이 있다"며 "낙도 주민들이 목포에 나올 때 한 번씩 뵙지만 그마저도 배 시간탓에 많이 놓치기도 한다. 생각만으로는 섬 10곳을 다니고 싶은데 막상 발로 뛰는 곳은 1~2곳 밖에 안된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낙도 지역 주민들의 참정권을 보장하고 주민들이 선거 운동 기간 여러 후보자들을 만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 마련도 고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고옥철 이장은 "최근 코로나19로 비대면 시스템이 많이 갖춰져 있다"며 "후보들이 이같은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낙도에 있는 섬 주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황지·김진영 기자



최황지 기자 orchid@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