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근태 한스컨설팅 대표가 지난 8일 광주 동구 전남일보 승정문화관에서 열린 제5기 전남일보 소울푸드 아카데미 6강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김양배 기자 |
![]() 한근태 한스컨설팅 대표. |
제5기 전남일보 소울푸드 아카데미 여섯 번째 강좌가 지난 8일 오후 전남일보 승정문화관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한근태 한스컨설팅 대표가 강단에 올라 ‘지적 자산의 중요성’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한 대표는 서울대학교 섬유공학과를 졸업하고 국비 유학생으로 선발, 미국 애크런대학에서 고분자공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39세에 대우자동차 최연소 이사로 임명돼 화제가 됐으나 40대 초반에 돌연 사직서를 제출하고 IBS 컨설팅 그룹에 입사해 경영 컨설턴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후 핀란드 헬싱키대학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CEO를 대상으로 경영 코치는 물론 독서, 글쓰기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또 ‘공부란 무엇인가’, ‘일생에 한번은 고수를 만나라’를 비롯 ‘고수의 학습법’, ‘리더가 희망이다’ 등 50여권이 넘는 저서를 집필했다.
한 대표는 이날 강연을 통해 책이야말로 우리 개인과 사회, 국가의 방향성을 정립해 주는 나침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지금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아는 것이 개인과 국가 모두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라며 이를 파악하기 위한 세 가지 지식으로 ‘지리’, ‘역사’, ‘언어’를 제시하며, 그 시작점은 독서라고 설명했다.
이어 “책은 단지 정보를 주는 도구가 아니다. 독서를 통한 공부는 사고방식을 바꾸고, 결국 삶 전체를 바꾼다. 지금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아는 힘 또한 책에서 시작된다”며 “독서는 ‘삶의 중심’이다. 단순한 정보 습득이 아닌, 책을 통해 시대의 흐름을 읽고 방향을 잡는 지혜를 얻는 행위”라고 독서의 가치를 재정의했다.
한 대표는 본격적인 강연에 앞서 ‘우리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세 가지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추천 도서를 소개했다.
그는 추천 도서로 ‘나와 세계’, ‘부의 역사’,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은 일본사’, ‘패권의 대이동’, ‘지리의 힘 1·2·3’, ‘그랜드투어’ 등을 제시하며, 이 책들이 “세계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보여주는 열쇠”라고 덧붙였다.
강연은 추천 도서를 토대로 사람(인재), 기술, 글로벌 마인드 등 발전의 세 가지 핵심 조건을 설명하며 진행됐다. 한 대표는 ‘사람’이 첫 번째 조건인 이유를 역사에서 찾을 수 있다며 ‘스페인의 일함브라 칙령’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1492년 스페인은 유대인들에게 ‘가톨릭으로 개종하거나, 4개월 내 스페인에서 떠나라’는 알함브라 칙령을 선포한다. 당시 유대인들은 글을 읽고 쓸 줄 알았고, 스페인 경제를 주도하던 집단이었다”며 “개종을 선택할 수 없었던 유대인들은 결국 스페인을 떠났고. 그들이 떠난 이후 스페인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식인 집단이 빠져나간 국가는 결국 쇠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반대로 유대인들이 정착한 네덜란드, 영국, 독일 등은 지적 자산을 받아들여 급속한 발전을 이뤘다”며 “좋은 인재가 유입되면 국가는 살아난다. 반대로 빠져나가면 쇠퇴한다. 이는 개인도, 도시도, 국가도 마찬가지다. 결국 지적 자산이 미래를 결정짓는다”고 덧붙였다.
이어 일본의 ‘연은분리법’을 토대로 두 번째 조건인 ‘기술’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일본은 근대화 초기부터 책을 중심으로 공부하는 문화를 만들었다. 네덜란드 상인을 통해 세계 흐름을 파악하고, ‘해체신서’ 같은 서적을 번역해 의학과 과학을 받아들였다”며 “은광석에서 납을 분리해 순은을 제련하는 기술인 ‘연은분리법’도 마찬가지다. 조선이 개발했지만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고 이 기술을 일본이 적극 수용해 은행 시스템을 만드는 등 국가 기반을 세웠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는 기술 패권 시대를 잘 나타내는 사례다. 일본이 기술을 적극 수용해 기술을 통해 경제적 부흥을 이뤘다. 기술을 따라잡지 못하면 경쟁에서 밀려나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수에 갇힌 사고방식’의 한계를 지적하며 마지막 조건인 글로벌 마인드에 대해 설명했다.
한 대표는 “현재 우리나라에 글로벌 기업이 거의 없다. 한국은 글로벌 마인드가 부족하다. 우리는 지금 내수 중심으로 살고 있지만, 글로벌 시대에는 외수를 향해 열려 있어야 한다. 이 상태로는 생존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결국 국가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시장과 인재, 기술의 흐름을 세계적 시야로 바라볼 수 있는 감각이 필수적이며 이는 독서와 학습을 통해 함양된다는 것이다.
그는 “책을 읽고 공부를 한다는 행위는 지금 내가 있는 위치를 인식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설정한다는 것”이라며 “독서는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한 유일한 길입니다. 공부는 내가 어디에 있는지를 아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어디로 가야 할지를 결정짓는 힘이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박소영 기자 soyeong.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