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이슈 79-2> 다문화학생 해마다 느는데 적응교육은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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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이슈 79-2> 다문화학생 해마다 느는데 적응교육은 '아직'
광주 초·중·고 4300여명… 전체 2.6%||학업중단 사례 줄이어 “차별·언어” 탓||교육청, 지자체 협력 통해 개선 노력
  • 입력 : 2022. 11.20(일) 18:28
  • 양가람 기자
다문화가정 지원 강화
광주지역 내 다문화가정 학생 수가 해마다 늘고 있지만, 이들을 이방인으로 보는 시선은 크게 나아지고 있지 않다. 이들 역시 대한민국 미래세대의 한 주축인 만큼 문화 적응과 한국어 습득 능력 등을 돕는 손길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다문화가족 청소년은 '다문화가족지원법'에 근거해 우리나라에서 출생하고 부모 중 한쪽이 출생 시 외국인인 가정의 2세로 9세 이상 24세 이하 자녀로 정의된다.

20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국제결혼 등 이유로 지난 4월 기준 광주지역 초·중·고교에 재학 중인 다문화학생은 4372명으로 전체 학생수(16만9796명)의 2.6%를 차지한다.

광주지역 다문화 학생은 2016년 2404명(1.18%)에서 2017년 2609명(1.33%), 2018년 3040명(1.60%), 2019년 3553명(1.95%)으로 해마다 늘었다. 이 중 대부분이 광산구 월곡지구에 집중돼 있으며 하남중앙초의 경우 전체 학생 295명 중 136명(46%)이 다문화 학생으로 집계됐다.

광주지역 전체 학생 수가 2016년 20만3928명에서 2017년 19만6033명, 2018년 18만8962명, 2019년 18만2133명으로 해마다 줄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학령인구 감소로 학생 수는 점차 줄어드는 반면 국제결혼 증가 등으로 다문화 학생 수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현장에서 이들을 향한 차별은 여전하다.

광주여성가족재단의 '2022광주지역 다문화가족 자녀 생활실태'(청소년기를 중심으로) 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해 호남·제주 지역 청소년의 '문화개방성'은 64.48점(전국 평균 65.56점)으로, 조사 권역에서 가장 낮았다. 비다문화청소년들의 다문화가정 청소년에 대한 인식과 태도를 알려주는 지표다.

지역 다문화가족 청소년들 역시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서로 다름'을 자각하는 과정에서 자아존중감이 낮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들은 본인이 '다문화'로 구분되는 데 대해 차별이라고 느끼고 있으며, 교사의 배려 부족으로 인한 피해도 종종 발생했다.

뿐만 아니라 다문화가족 청소년들은 비다문화청소년에 비해 '가정 내 학습 지원 부족'으로 기초학습능력 부진 등 학업성취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전체 학생 및 교원을 대상으로 한 다양성 교육은 물론 다문화가족 청소년에 대한 학교급별 학습지원이 강화돼야 하는 이유다.

결혼이주여성을 대상으로 한 언어교육, 부모-자녀 소통 지원, 교육제도 이해와 진로(진학) 정보 제공 등 생활 전반에 관한 세분화된 지원이 제공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결혼이주여성은 경제활동을 우선시하는 경우가 많아 부모-자녀 간 소통 부족 등으로 청소년이 결핍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광주여성가족재단 관계자는 "지역 다문화가족의 학령기 자녀 비율이 높아짐에 따라 유아·아동 중심의 정책에서 청소년기 자녀의 성장지원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앞서 국정감사에서도 광주지역 다문화 학생들이 늘고 있지만 언어 장벽과 전문 인력 부족 등으로 인해 적응교육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간 시교육청은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한 다양성 교육에 주력해 왔다. 특히 해마다 '이중언어말하기 대회'를 개최해 다문화가정 학생들의 자존감을 높이고 있다.

앞으로는 다문화교육에 대해 보다 구체적이고 폭넓게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문화교육 예산도 기존 12억원에서 23억원으로 크게 늘렸다.

먼저 내년에는 현 광주송정도서관의 명칭을 '광주송정다가치문화도서관'으로 바꾸고, 다문화 학생들을 위한 교육, 지원 기능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또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난민의 유입 등 밀집 지역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에 통역 지원을 확대하고, 한국어교육 및 문화이해교육 지원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특정 그룹만을 대상으로 한 교육보다 전 시민들의 인식 개선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며 "송정다가치문화도서관을 중심으로 다문화 가정 학생들에 대한 언어, 문화, 교육 등 종합적인 지원을 해 나갈 예정이다. 또 지역 사회와 연계해 통역 지원 인력을 확대하고, 다문화 가정 학생들을 위한 공교육이 내실화 될 수 있도록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가람 기자 lotus@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