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이슈 79-4> "대동평화, '이주민 포용도시' 광주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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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이슈 79-4> "대동평화, '이주민 포용도시' 광주의 길"
박용수 광주시 민주인권 평화국장·정치학박사
  • 입력 : 2022. 11.20(일) 18:28
  • 정성현 기자
박용수 광주시 민주인권 평화국장·정치학박사
우리 사회 이주민 인권문제의 주요 이슈는 열악한 노동환경과 사회적 편견 문제다.

고용노동부의 산업재해 사고·사망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산재 사망자 828명 중 외국인 노동자가 102명(12.3%)이다. 국내 외국인 주민 비율 1.9%로 볼때 산재 사망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산업현장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안전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다.

한국말이 서툰 이주민들은 각종 임금체불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광주 고려인마을에서 한 달 평균 10여 건씩 임금체불 사건이 발생하기도 한다. 광주지역 변호사들이 '고려인 법률 지원단'을 꾸려 적극 대응하고 있지만, 임금체불은 여전히 고질적이다.

최근 농장 비닐하우스에 거주 중이던 여성 이주노동자의 사망 사고에서 보듯 숙소 환경도 열악하기 짝이 없다. 농촌 비닐하우스가 일터이자, 숙소이지만 법의 사각지대다.

우리 사회에 깊이 내재된 사회적 편견과 차별 문제는 또 어떤가. 이주민 인권 증진에 가장 큰 걸림돌이 아닐 수 없다.

결혼 여성 이주민과 다문화 청소년들에 대한 편견과 소외, 차별이 뿌리가 깊고, 광범위하다. 더 이상 다문화 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외면, 방치해서는 안되는 심각한 상황이다.

한국인으로서 긍지를 갖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다문화 포용 국가로의 대전환'이 시급하다. 200만명을 넘어선 이주민들과 함께 살아가는 '다문화포용국가'가 시대정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농촌 소멸의 국가적 위기 상황이 그 절박성을 더 해준다.

이주민 인권 증진 문제는 인권도시를 지향하는 광주에도 매우 중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광주는 이주민 인권증진을 통해 광주가 '민주·인권·평화'의 도시라는 사실을 명쾌하게 입증해야 할 책무가 있다. 5·18정신의 전국화, 세계화와 함께 광주의 포용성 확대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 민주인권평화국장으로서 어깨가 무겁다.

다행히 현재 광주 고려인마을에서 전개되는 '우크라이나 전쟁 피란 고려인 동포 귀환모금운동'은 몹시 희망적이다. 지금까지 국내 입국 고려인 동포는 809명으로, 올 연말까지 10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순수한 시민 모금운동의 놀라운 성과다.

한 시민은 "고통받는 고려인동포들의 손을 잡아 주는 광주다운 모습에서 모처럼 광주시민으로서 긍지와 자부심을 느낀다"며 감동적 소감을 전했다. 광주 공동체에 천하보다 귀한 생명 구출 성과가 축적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지난해 2월 미얀마 군사쿠테타이후, 광주에서 지속되고 있는 미얀마 민주화를 위한 연대와 지원활동도 광주시민들이 이주민과 외국인 노동자들을 이해·포용하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어 다행이다. 이주민과 고려인들이 광주에서 동등한 시민으로 살아갈 날이 결코 먼 미래가 아니다.

80년 5월 불의에 맞서 결사항쟁했던 대동정신은 오늘 광주가 지향하는 '대동 평화, 포용 도시 광주'의 원동력임에 분명하다.

정성현 기자 j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