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새벽배송 가능해지나… 지역 업계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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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대형마트 새벽배송 가능해지나… 지역 업계 '촉각'
온라인 배송 시간제한 해제 움직임
기존매장 활용 경쟁력 제고 기대감
‘바로배송’ 롯데수완 등 인프라 갖춰
소상공인 타격·국회 입법 등 난제도
  • 입력 : 2023. 01.09(월) 17:39
  •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
롯데마트 수완점에서 바로 배송 서비스를 위해 레일을 통해 넘어온 제품을 배송지에 맞게 분류하고 있다. 롯데마트 수완점 제공
대형마트의 새벽시간·의무휴업일 온라인 배송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에 대한 논의가 가시화되며 유통업계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새벽시간과 의무휴업일에 온라인 배송이 가능해지면 이미 광주 등 각 지역에 다수의 매장을 보유한 대형마트들이 이커머스와의 배송 경쟁에서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광주지역에서 온라인 배송을 운영하고 있는 대형마트는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이다.

전국 110여개 오프라인 매장의 PP(피킹&패킹)센터를 대형화해 배송처리능력을 극대화하고 있는 이마트의 경우 광주점을 제외한 봉선점과 광산점에서 ‘쓱배송’을 이용할 수 있다.

롯데마트 수완점은 지난 2020년 10월 지방 점포 최초로 ‘바로 배송’ 서비스를 도입하며 눈길을 끌기도 했던 곳이다. 당시 매장 안에 3개의 피킹스테이션과 천장 레일, 매장 뒤편 자동화 시스템 등 ‘작은 물류센터’ 역할을 하는 패킹장을 구축해 본격적인 배송 서비스로 개시 1년만에 300% 이상의 매출과 일 평균 주문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홈플러스도 광주 3개 지점에서 온라인몰을 통해 가까운 매장에서 물건을 택배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각 점포에 온라인 물류 기능을 장착해 1시간 이내 배송을 운영하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경우 광주·전남권에는 아직 도입되지 않았지만, 온라인 배송 시간제한 등이 사라지면 서비스 권역이 확장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처럼 온라인 배송 시간 규제 완화는 대형마트 입장에서 사활을 걸만한 사안이다. 그동안 비대면 문화 확산과 새벽 배송 등을 필두로 발전해온 이커머스와 대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마트들은 기존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 배송의 거점으로 삼고 이미 경쟁력을 강화해 왔다. 물류 분야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야 하는 이커머스와 달리 이미 구축된 오프라인 매장을 활용한다면 규제 완화시 배송 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어서다.

이를 막고 있는 문제가 바로 의무휴업일과 영업시간 제한이었다.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대형마트는 지난 2012년부터 월 2회 의무 휴업일 지정과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는 영업을 할 수 없는 시간제한이 도입됐다.

새벽배송 등 빠른 배송 시간을 중심으로 발전해온 쿠팡과 마켓컬리 등 이커머스 업체와 경쟁을 할 수 없는 환경이었다면, 영업시간 제한 해제만으로도 새벽배송 등에서 경쟁이 가능한 것이다.

실제 코로나19로 인해 수요가 급증하며 배송경쟁이 치열했던 이커머스 업체들은 물류거점 확보, 물류 네트워크 확대에 따른 비용부담으로 경쟁 강도가 한풀 꺾인 추세다.

지난해 롯데온을 시작으로 BGF가 운영하는 신선식품 전문몰 헬로네이처, 밀키트 업계 1위 프레시지, GS프레시몰 등은 새벽배송을 중단한 바 있다. 현재는 쿠팡과 마켓컬리 등 대형 이커머스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새벽배송 등 배송경쟁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이와 같은 상황에 오히려 전국에 분포해 있는 오프라인 매장을 활용할 수 있는 대형마트가 ‘배송 전쟁’에서 승기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 전국상인연합회, 한국체인스토어협회 등을 중심으로 ‘대·중소유통상생협의회’가 꾸려지고 조만간 대형마트 새벽시간·의무휴업일 온라인 배송 허용을 뼈대로 하는 상생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소상공인 타격 등 국회에서도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내비치고 있는 만큼 입법적 뒷받침이 이뤄지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시각도 있다.

지역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과 영업시간 제한이 해제된다 하더라도 일괄적으로 배송력을 강화하기보다는 각 지역의 점포별로 배송 수요를 먼저 파악해 시장을 확대해 나갈 확률이 높다”며 “광주·전남지역의 경우 수도권보다는 새벽 배송에 대한 니즈가 부족할 수는 있지만, 고객 입장에서 선택할 수 있는 시간 범위가 넓어지는 만큼 고민해볼 만한 내용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