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1병 6000원 시대’… 주류 가격 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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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소주 1병 6000원 시대’… 주류 가격 또 오른다
4월부터 맥주 세금 ℓ당 30.5원 ↑
소주 주정가격 상승에 인상 요인
지역 일부선 이미 6000원에 판매
작년 출고가 인상, 주류업계 고민
  • 입력 : 2023. 02.20(월) 13:21
  •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
지난 19일 광주 첨단에 위치한 한 술집 메뉴판의 소주, 맥주 가격이 6000원으로 수정돼 있다.
“상무지구나 첨단 등 광주에서도 식당이나 술집들이 번화한 지역에서는 벌써 6000원대 소주가 종종 보입니다. 이제는 친구한테 소주 한 잔 가볍게 하자는 말도 못 꺼낼 것 같아요.”

지난 19일 광주 광산구 월계동 인근에서 저녁식사 중 반주로 소주를 곁들이려고 했던 A씨는 얼마 전까지 5000원이었던 소주 가격이 6000원으로 오른 것을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소주 가격이 언제부터 올랐냐고 묻자 업주는 물가가 너무 올라서 버티고 버티다 최근 주류 가격을 조정했다고 답했다.

소주와 맥주 등 ‘서민 술’로 꼽혔던 주류가격이 전방위적인 물가 상승으로 또 한 번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맥주 주세와 소주의 주정 등 원가비용이 함께 상승하면서 주류업계가 지난해에 이어 다시 소주와 맥주의 출고가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20일 기획재정부와 주류 업계 등에 따르면 오는 4월부터 맥주에 붙는 세금이 지난해보다 ℓ당 30.5원 올라 885.7원으로 책정된다. 지난해 ℓ당 20.8원 오른 것보다 세금 인상 폭이 더 커진 것이다.

이와 함께 제조 과정에서의 원부자재와 전기료 등이 계속해서 오르면서 세금 인상 요인까지 더해서 맥주 출고가가 또 오르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소주의 경우 주세 인상 품목은 아니지만, 주 원재료인 주정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역시 출고가 인상 압박을 받고 있다.

소주는 주정(에탄올)에 물과 감미료를 섞어 만들어지는데, 업계에 따르면 10여개가량의 주정 회사가 공급하는 주정을 국내에서 독점 유통하는 형식으로, 지난해 주정 가격은 7.8% 상승했다. 이와 함께 제병 업체의 소주병 공급 가격도 병당 180원에서 220원으로 20% 넘게 오르며 출고가 인상이 불가피했다.

지난해 3월 하이트진로가 ‘진로’ 소주와 ‘참이슬 후레쉬’, ‘참이슬 오리지널’의 공장 출고가격을 7.9% 인상한데 이어 무학은 ‘좋은데이’와 ‘화이트’의 출고가를 1163.4원으로 평균 8.84% 인상했으며 보해양조는 ‘잎새주’, ‘여수밤바다’, ‘복받은부라더’ 등의 출고가를 평균 14.6% 인상했다.

한라산소주도 ‘한라산21’과 ‘한라산순한17’ 등 주요 소주 제품 출고가를 평균 8%가량 인상했으며 롯데칠성음료 역시 처음처럼’ 병제품 7.7%, ‘청하’와 ‘수복’ 등 청주 제품은 5∼7%가량 출고가를 올렸다.

이처럼 소주의 경우 지난해 1병 출고가는 85원가량 올랐으며 마트와 편의점 등의 판매 가격은 100∼150원가량 상승했고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는 맥주 출고가 역시 평균 1.36% 올렸다.

이에 식당이나 술집 등에서는 4000원가량이었던 소주, 맥주 평균 가격이 지난해 4500원에서 5000원으로 상승했지만, 올해는 일부 업장에서만 볼 수 있었던 ‘소주 6000원’, ‘맥주 8000원’이 평균 가격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지난해 이미 한 차례 소주와 맥주 출고가를 3~6년 만에 일제히 인상한 주류업계의 고민도 큰 것으로 보인다. 소주와 맥주는 가격 인상에 따른 소비자 반응이 민감한 품목으로 업계 입장에서도 2년 연속 출고가를 올리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분위기다.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 등 주류업체는 아직까지 올해 출고가 인상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상황이며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지난해 11월에 맥주 출고가를 올린 만큼 올해 추가 인상은 최대한 자제하겠다는 입장이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