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대국민 공동선언’ 이후 깊어지는 갈등의 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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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대국민 공동선언’ 이후 깊어지는 갈등의 골
지역 184개 단체 ‘대책위’ 출범
“새로운 오월 왜곡…책임 묻겠다”
부상자회·공로자회 반박 입장문
“처벌보다는 포용의 정신” 강조
  • 입력 : 2023. 02.23(목) 18:11
  • 김혜인 기자 hyein.kim@jnilbo.com
광주지역 184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오월정신 지키기 범시도민 대책위원회가 23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법단체 5·18부상자회와 공로자회의 ‘대국민 선언식’ 폐기와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나건호 기자
지난 19일 5·18공법단체 2곳과 대한민국 특전사동지회(특전사회)가 개최한 ‘포용과 화해와 감사 대국민 공동선언식(공동선언식)’과 관련해 시민사회가 선언 철회, 동우회 제명 등을 요구하고 나서며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184개 지역단체가 연대한 ‘오월정신 지키기 범시도민 대책위원회(대책위)’는 23일 “공동선언은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새로운 왜곡의 서막이며, 오월 진상규명과 화해의 가면을 쓰고 자행한 폭거이며, 광주·전남 시도민과 오월을 사랑하는 수많은 국민들을 두 번 죽이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앞서 이들은 지난 21일 대책위를 꾸리며 “행사를 추진한 5·18 단체 대표는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며 공동선언 철회를 촉구하고, 다가오는 5·18민중항쟁 기념행사 등에서 배제시키자는 논의도 이뤄졌다.

전남대학교민주동우회(전대민동)는 경영대 81학번인 황일봉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장의 회원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제명 운동도 펼치고 있다. 전대민동은 “5·18정신을 훼손하고 역사를 왜곡하지 말라는 전대민동 회원들과 지역사회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마디 반성과 사죄도 없는 특전사회와 함께 국립5·18민주묘지를 기습 참배하고 공동선언식을 강행했다”며 “이는 전대민동의 명예를 현저하게 훼손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대책위는 이번 사태에 대해 두 단체에 공동선언 폐기와 사과 등을 요구하고 다가오는 5·18민중항쟁 기념행사 등에서 배제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황일봉(왼쪽)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장과 정성국 5·18민주화운동공로자회장이 23일 5·18기념문화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진실규명을 위한 5·18공법단체의 입장을 밝혔다. 김혜인 기자
같은날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와 5·18민주화운동공로자회(회장 정성국)는 5·18기념문화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진실규명을 위한 5·18 공법단체의 입장’을 발표했다.

앞서 지역사회가 두 5·18공법단체를 향한 비판을 멈추지 않자 행사의 취지와 의미를 재차 설명하며 정면 반박하기 위한 자리로 풀이된다.

이날 두 단체는 “43년간 진척이 없었던 광주문제 해결 5대 원칙(진상규명·책임자처벌·명예회복·배상·정신계승사업)을 공법단체로서 직접 실현시키고자 한 것”이라며 “비난하는 시민사회에게 5·18 진상규명을 위해 지금까지 무엇이 해왔지는 되묻고싶다”고 지적했다.

5·18단체 대표들은 시민사회에서 제기한 계엄군 면죄부 논란, 정치적 개입 의혹 등에 대해 해명했다.

황일봉 5·18부상자회장은 “계엄군 당사자 측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진상규명을 위해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자는 취지”라며 “특전사회 측에 가해자라는 프레임을 계속 씌운다면 이들은 비난과 처벌이 두려워 절대 증언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황 회장은 2024 총선거 출마를 위한 행보냐는 물음에 “정치적인 의도는 없다”고 답했다.

정성국 5·18공로자회장은 “이제 시간은 많이 남아있지 않다. 그동안 5·18희생자 60여분이 트라우마로 스스로 목숨을 끊고 돌아가셨으며, 매년 80여명 이상이 병마와 싸우다 비참하게 세상을 떠난다”며 “진상규명이 저절로 이뤄질거라고 믿었던 꿈에서 깨어나올 때”라고 호소했다.
김혜인 기자 hyein.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