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남부 가뭄에 영농철 농업용수도 ‘비상등’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전남도
최악 남부 가뭄에 영농철 농업용수도 ‘비상등’
전남 대부분 경계·심각단계
장성호 저수율 평년비 36% ↓
모내기철 다가오는데 ‘어쩌나’
道, 광주호 방류 요청에 난색
  • 입력 : 2023. 03.20(월) 17:37
  • 최황지 기자
완도군 보길면 부황제가 메마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남부지방 최악의 가뭄으로 식수원뿐 아니라 영농철을 앞둔 농업용수마저 경고등이 켜졌다.
 
20일 전남도의 농업용 저수율 현황에 따르면 도내 저수율은 54.7%를 기록하고 있는데 평년(30년 평균) 저수율인 64.8%와 비교하면 10.1%p 낮다.
 
도내 저수지 206개소도 물 부족 한계에 직면했다. 저수율이 40%~60%일때는 경계단계(심한 가뭄), 40%이하로 떨어질 때는 심각단계(극심한 가뭄)로 설정된다. 현재 경계단계에 진입한 저수지는 모두 125곳, 심각단계도 81곳에 이른다.
 
특히 도내 저수율의 40%를 차지하는 4대호의 저수율이 매우 낮은 수준이다. 나주호, 담양호, 광주호, 장성호 등의 평균 저수율은 37.9%다. 광주호(70.0%)를 제외한 나주호(36.5%), 담양호(32.0%), 장성호(38.8%)의 저수율이 모두 심각단계다. 특히 1만1000㏊ 규모의 가장 많은 농지에 용수를 공급하는 장성호의 경우 평년 저수율(61.0%)보다 무려 36%가 감소했다.
 
전국 농업용수 저수지 현황을 살펴보면 전남(54.7%)의 저수율은 제주(49.6%)에 이은 최하위권이다. 전국 평균(71.9%)과 저수율 90% 이상인 경기, 강원, 충남, 충북과 저수율 간극이 크다.
 
말라버린 하늘에 양파와 마늘의 생육도 더뎌, 향후 농산물 생산량 하락도 우려된다. 겨울철 밭작물보다 더욱 시급한 건 올해 벼농사다. 비가 오지 않을 경우 6월부터 당장 용수부족이 예상된다. 물 공급이 가장 필요해지는 5월 모내기 시기를 지나면 벼를 발육시켜야 하는 7~8월이 다가오는데 물이 부족하면 벼 생육에 지장을 줄 수 있다. 도는 6월까지 예상 강우량이 평년대비 50% 미만일 경우 올 7월부터는 농업용수 부족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향후 강수 전망도 어둡다. 국가가뭄정보포털에 따르면 전남 13개(목포·여수·나주 등 포함) 시·군은 오는 5월까지 가뭄 경계 단계로 분류됐다. 3개월 뒤에도 전남의 대다수 시·군이 심각한 가뭄 상태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 여름 많이 비가 오지 않을 경우 우려한 농업용 물 부족은 현실이 될 전망이다.
 
전남도도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저수지 준설, 물채우기, 양수장 설치, 관정개발, 송수관로 설치 등의 방법으로 용수 부족에 대비하고 있다.
 
도는 이미 가뭄 장기화를 대비해 ‘용수 아끼기’에 돌입했다. 전남도는 농업용수의 타목적 활용을 전면 중단했다. 도내 골프장이나 공업용수에 사용하던 용수공급을 모두 중단하고, 하천을 유지하기 위해 공급하던 용수 3만6000톤의 공급도 모두 중단했다.
 
생활용수 부족에 시달리는 광주시가 상황이 좀 나은 광주호(현 저수율 70.0%)의 농업용수를 영산강으로 일정량 흘려 보내달라는 요구를 했지만 전남도도 농업용수 부족이 현실화될 우려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생활용수가 부족한 지역에 농업용수를 공급할 수 있도록 관계법이 마련돼 있지만 당장 올해에도 가뭄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전남의 농업용수도 부족할 수 있다”며 “영농기인 4월부터 6월까지 농업용수 공급에 지장이 예상되면 용수 공급을 줄이거나 중단할 수 있다. 용수 부족 우려가 커지는 만큼 도내 저수율의 타 목적 활용을 모두 중단하고 농업인 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최황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