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 생활 넘어 '나의 삶' 그리는 화가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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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취미 생활 넘어 '나의 삶' 그리는 화가 됐어요"
광주시립미술관 문화센터 ‘목유회’
일주일에 한번 동호회 활동 공유
2011년 강좌 개설…전시회 개최
일곡갤러리서 '그녀들의 수다'전
  • 입력 : 2023. 03.21(화) 16:15
  •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
‘그녀들의 수다’전이 광주 일곡도서관 1층 일곡갤러리에서 열린다.
백경인 작, 마음이 머무는 곳, 72.7×53.0cm, 유화, 그녀들의 수다전.
평소 이들은 엄마, 아내, 주부, 여교사, 간호사, 할머니, 경단녀 등의 호칭으로 불리운다. 하지만 목요일엔 이들을 표현하는 말이 바뀐다. 모두 어엿한 '화가'로 불리운다. 광주시립미술관 문화센터에서 유화강좌를 듣는 20여명의 여성들은 동호회 '목유회'를 결성, 목요일 오전마다 '수다스러운 시간'을 보낸다.

특히 올해는 봄에 17명의 회원이 참여하는 단체 전시회를 열었다. 코로나 때문에 모이질 못했으니 지난해 연말 발표회를 제외하면 2019년 이후 오랜만의 전시회다.

‘그녀들의 수다’전이 오는 24일까지 북구 일곡도서관 1층 일곡갤러리에서 진행된다. 회원들의 유화작품 33점이 걸렸으며 목유회를 지도하는 강남구 작가의 만개한 ‘매화’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회원들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숲, 나무, 꽃, 골목길 등 평범한 풍경들을 유화로 담아냈다.

‘수다’는 목유회 회원들이 만들어 나간 목요일의 시간을 의미한다. 단순히 취미 생활을 하는 시간은 아니다. 저마다 삶의 보따리를 풀어 캔버스에 그려내니, 전시회를 할 때마다 작품들이 서로서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듯 수다스러운 풍경이 된다.

2011년 시작된 문화센터 유화강좌가 시작이었지만, 뭉치니 ‘여성’들이었다. 여성들만 들을 수 있는 유화강좌는 아니었던 것.

회원 강현숙 씨는 “사회 각 분야의 여성들이 있고 연령층도 다양하다. 남성 회원 딱 한 분이 있었는데, 중간에 나갔다. 결과적으로 여성들만 모였다”며 “봄이면 도시락을 싸 소풍도 가고 교외로 전시회도 보러 가면서 서로 끈끈해졌다. 초창기 멤버가 지금도 있다”고 말했다.
광주시립미술관 문화센터의 목요일 유화강좌에서 시작된 ‘목유회’의 활동 사진. 목유회 제공
아마추어 전시회라지만, 목유회는 오랜 시간 성장해왔다. 회원 조옥희, 채명희, 강현숙씨는 2022년 순천미술대전에서 입상해 상을 받기도 했다.

특히 강현숙 씨는 목유회 활동 이후 미술평론에 관심이 생겨 지역 잡지에 2년째 미술 관련 원고를 쓰고 있다. 미술과 전혀 관계없는 삶을 살아온 것을 생각하면 놀라운 일이다. 목유회 왕언니라 불리는 80세 정승은씨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결석 한번을 하지 않았다.

목유회를 지도하는 강남구 작가는 “광주시립미술관 문화센터의 목요일 강좌인 유화반이 참 오랜 시간을 보내왔다. 회원들은 10년 넘게 활동한 분도 있고 신입도 있고 연령층, 종사 분야 등 참 다양하다. 한가지 공통점은 열정적이라는 것”이라며 “이번 전시회는 일곡갤러리 공모를 통해 마련했다. 전시회를 찾은 관객들도 마음속에 찾아온 봄을 마주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음은 ‘그녀들의 수다’전에 참여하는 17명의 목유회 회원들. 강현숙, 김득심, 김주리, 김지영, 문계님, 박정애, 박경, 백경인, 이은정, 이을진, 이혜영, 정명희, 정승은, 조영숙, 조옥희, 채명희, 한지우.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