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형화재 무방비로 방치된 무등산 국립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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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대형화재 무방비로 방치된 무등산 국립공원
입구서 등산로까지 꽁초 수북
  • 입력 : 2023. 04.12(수) 17:23
최근 전국 각지에서 산불이 잇따르면서 전국이 비상상황이다. 울진과 삼척에는 담배꽁초 불씨가 큰 불로 번져 산림 2만 923㏊를 태우고 약 9일만에 진화됐다. 함평과 순천에서는 주민이 생활 쓰레기를 태우다 축구장 875개 면적을 불태운 산불이 발생했다. 지난 11일에는 강릉에서 불이 나 올해 첫 ‘소방 대응 3단계’가 발령되기도 했다.

건조한 날씨에 바람까지 거세면 땅에 떨어진 담배꽁초 하나도 대형 산불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광주의 얼굴인 무등산과 어등산 등이 화재에 무방비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는 소식은 충격적이다. 특히 무등산 등산로는 입구와 주차장에 꽁초가 쌓여 등산객들조차 ‘불 날까 무섭다’고 할 정도다. 산불 예방 플래카드 밑에 담배꽁초가 버젓이 버려져 있기도 했다. 어등산도 별반 다를 바가 없었다. 산 아래 주차장은 물론 등산로 바로 앞에서도 담배꽁초를 손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광주시에서는 761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이 중 담뱃불로 인한 화재가 190건으로 두번째를 차지했다. 광주에서 담뱃불로 인한 화재는 2021년 172건, 2020년 211건, 2019년 196건으로 매년 수 백건에 달한다. 지난 5년간 광주·전남에서 발생한 206건의 산불 중 담배꽁초와 논, 밭두렁 등 소각으로 발생한 화재도 전체 40%였다.

무등산 국립공원 관리소는 지난해 11월부터 흡연 과태료를 1회 10만 원에서 60만 원으로 올렸다. 산불을 막기 위한 강경한 조치다. 그럼에도 화재의 주 원인인 담배 꽁초가 등산로마다 쌓인 것은 대형 화재에 대한 불감증이다. 관계당국은 더 꼼꼼히 화재예방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번 강릉 산불은 화재예방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보여주는 교훈이다. 골목이나 화재 취약지역에 ccTV만 설치해도 흡연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시민들의 경각심도 중요하다. 등산로 입구에서 무심코 담배를 피우고 꽁초까지 버리는 것이야말로 대형화재의 원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