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이슈 96-4>‘도내 의대 설립’으로 ‘지방 소멸’ 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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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이슈 96-4>‘도내 의대 설립’으로 ‘지방 소멸’ 막자
이상심 전남도 보건복지국장
  • 입력 : 2023. 04.23(일) 18:36
이상심 전남도 보건복지국장
국회 입법조사처의 ‘2023 올해의 이슈’에 따르면 지역의 필수의료 미충족은 비수도권 지역의 인구 유출과 고령화를 촉진해 지방소멸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취약지역 공공보건 의료인프라 구축과 의료인력 확보가 지역 공동화와 지역소멸을 막는 선제적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의사, 환자, 병원 등 의료자원의 수도권 쏠림 현상으로 지방 의료는 붕괴 위기에 처해있다. 의사는 교육, 문화 등 정주 여건이 나은 수도권으로 몰리고, 적시에 치료해 줄 의사가 없는 지방의 환자는 수도권으로 원정 진료를 받으러 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지방대 의대 졸업생 43%가 수도권으로 취업하고, 지역인재전형 선발자조차도 졸업 후 수도권 취업을 선호한다. 수도권 쏠림은 의대 졸업생뿐만 아니라 재학생까지도 확대되는 양상이다. 의대 중도 탈락자 74%가 지방대 출신으로 수도권 의대 진학을 위해 자퇴를 선택한다.

최근 경실련 의료실태 조사자료에 따르면 전남은 치료 가능 사망률이 높고, 의사 수와 공공병원 설치율이 낮은 전국 최악의 의료취약지이자,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응급의학과 등 5개 필수의료 최대 취약지로 나타났다. 지역의 필수·공공의료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역거점 공공의료기관인 지방의료원은 높은 연봉 제시에도 의료인력을 구하지 못해 일부 과목을 휴진하고, 지방 의료의 근간인 공중보건의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어 순회진료 확대, 보건지소 통폐합 등 자구책 마련에도 의료공백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인 실정이다. 의료취약지 응급의료기관들 또한 정부 지원에도 경영 적자 누적과 의사 구인난 등으로 운영의 한계점에 도달해 있다.

전남은 광역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의과대학이 없고 상급종합병원이 없어 매년 70만명이 타 시도로 원정 진료를 떠나고, 의료비 유출만 1조 5000억 원에 달한다. 응급의료분야 취약지역 전국 98개 중 17개로 전국 최다, 중증 응급환자 유출율 48.9%, 중증 외상환자 전원율 49.7%로 전국 평균 2배를 웃도는 ‘의료취약지’이다.

의료수요가 많은 65세 이상 노령인구 비율은 25.2%로 전국 최고 수준이나, 기대수명은 80.7세로 전국 최하위이다. 또한 여수와 광양에 대규모 석유화학단지와 철강생산단지가 있어 중증 화상 등 산업재해 사고 위험이 상시 존재하고 있다.

열악한 의료환경 개선과 부족한 의료인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우리 도는 ‘전라남도 국립의과대학 설립’을 30년 전부터 염원해왔다. 의대 설립은 단순한 의료인력 증원이 아니라 취약한 지역의료 기반 강화를 통해 도민의 생명권과 건강권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지방소멸과 국가 균형발전 차원에서 전남 도내 국립의대 설립에 다 같이 힘을 모아주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