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도심 속 수목, 관리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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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도심 속 수목, 관리가 절실하다
과도한 가지치기로 흉물 전락
  • 입력 : 2023. 04.30(일) 17:52
광주 관내 가로수들이 ‘마구잡이 가지치기’로 인해 봄인데도 앙상한 가지만 보이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대표적인 곳이 전남대 정문에서 인근 전대 사거리 까지 이어진 플라타너스 길이다. 이곳 길가에 자리 잡은 플라타너스들은 몸통 곳곳에 비정상적인 혹이 나 있거나 병·해충으로 인한 구멍이 선명했고, 그곳에는 해충이 나무를 갉아먹고 나온 부산물로 가득했다. 이런 현상이 발생한 것은 과도한 가지치기 후 도포제 등과 같은 사후관리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곳은 한국전력에서 가지치기를 담당했다. 전선 엉킴이나 잎이 하수구를 막는다는 민원이 많은 지역이라 기존보다 더 친 것이다. 그러나 가지를 치고 난 뒤 사후 관리는 없었다. 동구 남광주시장 인근의 천변길도 몸통만 남은 가로수(버드나무)들로 즐비했다. 꽃가루·포자가 날린다거나 새가 둥지를 튼다는 이유로 가지를 모조리 자른 것이다. 과도한 가지치기는 가로수 부패의 큰 원인이 된다. 제대로 생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사후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으니 나무가 잘 살수 없다.

지난 2일 환경부와 국립생물자원관은 생물다양성과 도시그늘 증진을 위한 ‘도시 내 녹지관리 개선방안’을 마련해 국토교통부·산림청·지자체 등 관련 기관에 협조를 요청했다. 이 개선방안은 도시 내에서 생물다양성과 도시그늘 증진을 위해 중장기적으로 관련 정책·사업에 대원칙을 적용할 것을 권고했다. 여러부분이 있지만 가지치기의 경우 도시의 나무그늘이 유지되도록 나뭇잎이 달린 수목 부분의 25% 이상이 잘려 나가지 않도록 권고했다. 과도한 가지치기는 대기오염정화 등 녹지의 생태·환경 기능을 훼손시키고, 수목생장과 잎마름병에도 취약하며, 미관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연구결과와 미국, 홍콩 등 해외사례를 반영한 결과다. 반가운 일이며 현장의 빠른 적용을 위해 더욱 서둘러야 하는 일이다. 가로수도 우리의 세금으로 심는다. 그런데 관리를 하지 않아 죽인다면 세금을 버린 것이라 할수 있다. 나아가 살릴수 있는 것을 방치하는 것 역시 세금 낭비이며 업무 태만이다. 감사를 해야 할 곳은 다른 곳이 아니라 바로 이런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