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광장·이기언> 인공지능 시대, 다양성 교육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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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광장·이기언> 인공지능 시대, 다양성 교육이 답이다
이기언 광주광역시교육연구정보원 연구원·교육학박사
  • 입력 : 2023. 05.02(화) 12:17
이기언 연구원
지난 주 대전에서 ‘2023년 전국교육정책연구소네트워크 공동 배움자리’가 있었다. 매년 상·하반기 두 번씩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정책연구를 담당하는 연구자와 업무 담당자들이 모여 각자 수행하는 연구 소개와 공통적인 고민, 연구 성과 등을 공유하는 자리이다. 광주광역시교육연구정보원에서도 원장님을 비롯하여 교육정책연구부와 AI(인공지능) 정보부 관계자들이 함께 참석하였고, 생성인공지능 시대의 교육에 대한 특강, 시도별 연구 결과에 대한 주제발표와 토론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배움자리 이튿날은 대전의 모 백화점에서 운영하고 있는 과학관 체험을 하였다. 이곳은 카이스트 연구진의 연구 결과를 작품처럼 전시하고 관람객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었다. 평일이라 한산할 것이라는 예상과 다르게 체험학습하러 온 학생들이 굉장히 많았다. 전날 인공지능에 대한 특강을 들었던 탓에 안내해주신 카이스트 교수님의 설명이 더욱 와 닿았고, 직접 경험해볼 수 있는 코너들이 있어 만족도는 더욱 높았다. 필자는 집중력과 관련된 체험을 해보았는데, 게임을 통해 집중력 훈련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흥미로운 아이디어가 프로그램으로 실현되어 있어 직접 학교 현장에서 활용해봐도 좋은 아이템인 것 같았다. 과학관 프로그램을 둘러본 후에는 42층 전망대와 올라퍼 엘리아슨 작가의 작품들을 감상하였다. 빛과 공간, 인간의 착시 효과를 계산해서 만들어진 설치 미술작품들이었는데 과학관 체험과는 다른 예술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접근성이 편리한 백화점에 체험학습 공간이 마련돼 있어 손쉽게 다양한 프로젝트를 체험하는 아이들을 보고 있자니 우리 광주 학생들의 학습 환경을 더욱 적극적으로 만들어줄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인류의 역사에서 보아왔듯 인공지능 등 기술이 발전할수록 계층의 양극화와 불평등이 심화될 우려가 크다. 때문에 우리 지역의 아이들이 지역, 소득 등의 격차 탓에 차별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동등하게 누릴 수 있는 교육의 기회가 마련되어야 한다. 청소년과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이주하지 않고 우리 지역을 삶의 터전으로 삼기 위해서는 새롭고 흥미로운 공간과 다양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아이템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지역에 미래 교육의 정체성을 담은 공간이 더욱 많이 만들어져야 한다.

‘생성인공지능’에 대한 특강을 한 카이스트 김대식 교수는 현재 10대 아이들은 인공지능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세대라고 하였다. 아마도 기성세대에게는 스마트폰이 모든 일상과 밀접하게 연결시켜 주는 매개라면, 현재 10대 이후의 세대에게는 인공지능이 그러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생성형 인공지능인 ‘Chat GPT’는 새로운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되는 속도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우리 아이들은 인공지능을 누구보다 먼저 사용하고 잘 활용하는 경험을 해 보아야 한다. 김 교수는 앞으로 인간에게 중요한 역량은 인공지능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이라고 하였다. 이는 나에게 필요한 것, 원하는 목적을 잘 설정하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업무를 인공지능에게 정확히 명령할 수 있는 역량을 말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단순하고 얕은 경험이 아닌, 진지하고 구체적인 경험을 해봄으로써 상상력과 창의성 등 다양한 역량을 갖게 하는 것이다.

미래 사회에서 단순 노동은 기계가 담당하게 된다면, 인간은 고차원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각 분야의 관리자, 프로젝트를 이끌어가는 매니저로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에 따른 미래 교육은 우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상상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본인이 원하는 것에 몰입하고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함으로써 그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어야 한다. 기계와 경쟁해서 이길 수 있는 교육은 각자가 가진 다양성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것이다. 광주 아이들 모두의 꿈이 실현되는 다양성 교육이야말로 인공지능 시대에 필요한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