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호 경제 칼럼니스트. |
세계 각국은 경제를 무기로 한 신냉전 시대에 돌입해 각자도생의 길을 가고 있다. 프랑스, 스페인, 독일 등 나토 회원국의 수반들은 미국을 뒤로하고 저마다 중국을 방문해 수십조원의 경제적 이득을 보고 있고 중동의 사우디와 이란, 아랍에미레이트 등도 중국과 손을 잡고 원유, 가스대금의 위안화 결제를 수락해 달러패권에 맞서고 있다. 심지어 미국과 전통의 혈맹이던 호주, 영국마저 ‘중국을 외면하는 신냉전의 시도는 중대한 실수’라며 미국의 정책에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다. 바이든 정부의 지나친 미국위주의 경제블럭 형성에 대한 반감과 신냉전 시대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윤석열 정부의 행보는 변함이 없다. 미국의 압박으로 삼성과 현대 등 우리 기업들이 133조원이라는 막대한 대미 투자를 약속했고 치욕적인 도청사건까지 유야무야 시켰다. 그런데도 자유시장경제의 원칙을 무시한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나 반도체법에 대해서도 우리 기업활동에 대한 독소 조항을 해결했다는 이야기는 들려오지 않는다. 양 정상의 기자회견 당시 한국기자도 아닌 미국기자(LA TIMES)가 바이든에게 ‘당신의 재선을 위해서 동맹이라는 한국에게 피해를 줘도 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했겠는가.
지금은 이념이 아니라 경제에 의한 신냉전 시대다. 내수가 빈약하고 수출로 먹고 사는 한국은 지도자의 균형감각과 절묘한 중립외교능력이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 평화가 없다면 경제도 없다. 북한의 위협은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고 상수가 된지 오래다. 북한의 위협에 더해서 중국과 러시아까지 적으로 만들어 한국을 동북아의 화약고로 만들어갈 이유는 없다. 그렇다면 중립외교에 역행하고 기업마저 ‘사면초가’에 놓인 지금 투자의 정석은 무엇일까. 스스로 경제에 집중해서 자신만의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자기 자금으로 장기간에 걸쳐 분산하고, 분할하는 것’이야말로 지금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투자방법이다. 경제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