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기고·이윤태> 가족이 함께 즐기는 농촌의 5월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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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기고·이윤태> 가족이 함께 즐기는 농촌의 5월을 기대한다
이윤태 농협구례교육원 교수
  • 입력 : 2023. 05.11(목) 10:24
이윤태 교수
필자에게 5월은 ‘결기’로 시작하는 달이다. 가정의 달을 맞아 결연한 각오(決起)를 다지는게 아니고 5월 2일 결혼기념일(結紀)과 함께 시작해서다. 결혼기념일과 어린이날, 어버이날을 일주일 사이에 치러야하는 남편과 아빠, 아들 입장에서 숨이 가쁘긴 하지만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즐기는 5월이 행복하기만 하다.

둘이 만나 둘을 낳았으니 기본은 했다 위안하지만 가정의 달에 들리는 뉴스는 사회에 더 기여하지 못한 아쉬움이 들게 한다.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8명이다. 합계출산율은 한 여성이 가임기간(15~49세)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한다. 국가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2017년 1.05명 이래 가파른 하락세이고 안타깝게도 전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합계출산율이 높을수록 그 사회의 인구수는 증가하게 되고, 반대로 낮으면 인구수가 감소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한 국가나 사회가 현재의 인구 규모를 유지할 수 있는 합계출산율은 약 2.1명이라고 하는데, 선진국은 저출산 등으로 수치가 낮게 나타나고, 개발도상국 등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다. 아프리카, 남부아시아 등 개발도상국들의 인구 증가로 인해 세계 인구는 증가 추세인데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세계 꼴찌 수준이니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가. 저출산 흐름을 뒤집을 획기적 정책이 즉시 실행되던지 미국이나 다른 선진국처럼 적극적인 이민정책으로 생산가능인구를 보완하지 않으면 지구상에서 대한민국이 사라질 수도 있다.

대한민국 전체가 이러한데 농촌의 현실은 어떠한가. 지난해 농가인구는 216만명으로 전체인구 중 4.2%이다. 10년 전 284만명 대비 24% 감소하였고 그 중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107만명으로 거의 50%에 육박하며 해마다 최고 수치를 갱신하고 있다. 인구 구성도 70대 이상이 35%를 차지하고 20~30대 비율은 7.6%에 불과하다. 많은 지역에서 어린이 웃음소리가 끊긴 지 오래됐고 아이를 낳고 키울 의료, 교육시설도 태부족이다. 이로 인해 농촌인구 감소와 고령화는 이미 빨간불이 들어왔고 생산·소득 감소로 이어졌다.

청년들이 결혼해서 경제활동을 하고, 어린이가 배우고 성장하는, 그리고 어르신들이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지속가능한 생활공간으로서 농촌 활력화가 가장 시급한 문제인 것이다.

다행히 희망은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손을 잡고 일자리와 생활편의, 교육, 복지 여건이 갖춰진 ‘살고 싶은 농촌 만들기’에 앞장서며 농촌이 기능과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고, 필자가 속한 농협에서도 농축산물 유통혁신, 스마트농업, 고향사랑기부제, 청년농업인, 도농교류 확대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 농업계 모두가 농업경쟁력 강화와 농촌 활력화를 위해 모든 관심과 역량을 집중하고 있어 당면한 농업·농촌의 위기는 희망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농업·농촌은 생명의 보고이며 내재된 다원적 기능과 공익적 가치는 실물경제의 잣대로 계산할 수 없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보장하는 가장 든든한 기반이며 성장과 갈등의 양극화를 보듬는 최후의 보루이다.

아무리 도시와 산업이 발전하더라도 농업·농촌은 그 존재만으로도 가치가 있고 보호·육성해야 한다. 이는 우리의 헌법정신이기도 하다.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들이 결혼기념일과 어린이날, 어버이날을 함께 즐기는 살기 좋은 농촌의 5월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