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GM ‘ 캐스퍼’ 인기 시들… 새 돌파구 마련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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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GGM ‘ 캐스퍼’ 인기 시들… 새 돌파구 마련 절실
‘국민 배달차’ 엔데믹 이후 주춤
내년 전기차로 생산 전환 앞두고
충전료 인상·보조금 축소 ‘악재’
내수용 한계… 제2 캐스퍼 필요
현대차와 내년 1월 재계약 관건
  • 입력 : 2023. 05.22(월) 18:11
  •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올해 캐스퍼 전기차 생산기반을 구축한 뒤 2024년부터 시험생산을 거쳐 본격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캐스퍼 생산라인 모습, GGM제공
광주글로벌모터스(이하 GGM)가 내년부터 캐스퍼 전기차 생산 전환을 앞두고 전기요금 인상과 보조금 축소 등 잇단 악재에 부딪힐 전망이다. 인기가 시들해진 내연기관 ‘캐스퍼’ 판매 확대를 위한 자구책이지만 내수용이라는 한계에 직면해 있어 ‘제 2의 캐스퍼’ 양산 등의 다각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현대자동차와 광주시의 합작법인 GGM은 오는 2024년 하반기부터 현대차의 경형 SUV 캐스퍼 전기차 모델 양산을 본격화 할 계획이다. 캐스퍼 전기차는 2025년부터 생산될 계획이었지만 친환경차가 확산되는 분위기에 따라 생산을 1년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최근 판매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전기차 전환으로 돌파구를 마련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캐스퍼는 월 평균 4000대가 팔리면서 지난해만 5만대에 가까운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당시 경차 시장 점유율은 36.1%로 모닝·레이·스파크로 고정된 삼각구도에 새바람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캐스퍼가 일으킨 돌풍은 오래가지 않았다. 올해 초 저조한 판매량은 현재까지 이어지면서, 업계에서는 목표량인 4만5000대를 넘기 힘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GGM의 1대 주주가 광주그린카진흥원인 만큼, 캐스퍼의 매출저조는 광주형 일자리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에도 부담이 되는 형국이다.

GGM은 당장 전기차 생산라인을 구축, 친환경차를 앞세워 캐스퍼 돌풍을 다시 한번 보여주겠다는 계획이지만, 전기차 시장을 둘러싼 급변한 환경 속에서 악재 신호들이 감지되고 있다.

전기차 보조금이 매년 감소한데다 충전요금 인상 폭도 커질 전망이다. 엔데믹으로 인한 배달 수요 감소가 캐스퍼 매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환경부는 지난 2월 국내 초소형 전기차 보조금을 지난해 400만원에서 350만원 수준으로 줄였다. 보조금이 처음 지급됐던 2011년 당시 보조금은 1500만원부터 시작됐지만 해마다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환경부는 전기차 충전요금 인상도 예고했다. 2017년부터 시행된 한전의 ‘전기차 충전요금 할인 특례제도’가 지난해 6월 종료된 데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의 2분기 전기요금 인상 결정에 따라 전기차 충전요금 인상도 불가피해졌다.

지난해 캐스퍼가 판매 호황을 기록했던 데는 팬데믹의 영향이 컸다. 배달 수요가 높아지면서 ‘국민 배달차’로 캐스퍼가 각광받으면서 판매를 이끌었다는 분석에서다. 하지만 올해 팬데믹이 사실상 종료되면서 배달시장이 축소, 캐스퍼 수요에도 적색불이 켜졌다.

GGM이 전기차 전환을 앞두고 악재가 감지되는 만큼 지자체와 기업의 공조가 더욱 절실해졌다. 전문가들은 판매촉진을 위해선 캐스퍼 전기차의 수출을 이끌어 내야 한다고 조언한다. 수출이 없는 상황에서 내수판매 부진이 본격화 될 경우 이를 극복할 방안이 마땅치 않아서다. 동시에 GGM에서 제2의 캐스퍼가 양산될 수 있도록 생산계획을 세우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필수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은 “내연기관차가 아닌 전기차로 승부를 걸어야 GGM이 살 수 있다”며 “문제는 GGM이 생산한 차량은 내수 전용이라는 점이다. 연간 자동차 내수가 170만대 정도인데, 이중 경차는 10만대 수준으로 캐스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GGM에 대한 재계약으로 수출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내년 1월 현대차와 재계약을 앞둔 GGM측은 캐스퍼 이외 다른 차종을 생산할 수 있도록 현대차에 제안할 계획이다.

GGM관계자는 “GGM이 갖춘 생산라인은 10만대인데, 현재는 5만대 가량만 생산되고 있다”며 “캐스퍼 이외의 다른 차종까지 포함해 10만대 생산라인이 모두 가동되면 인력 채용도 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부분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내년 재계약시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