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공교육 강화 위해 킬러문항 핀셋 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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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수능
교육부, 공교육 강화 위해 킬러문항 핀셋 제거
4차례 시험서 22개 킬러문항 공개
사교육서 문제풀이 반복훈련 유리
교육과정 위반 여부 등 기준 모호
"방향은 공감하나 많은 연구 필요"
  • 입력 : 2023. 06.26(월) 17:58
  • 양가람 기자 lotus@jnilbo.com
광주시교육청 전경
교육부가 지난 2021학년도 수능부터 올해 6월 모의평가까지 4차례 시험에 출제된 ‘킬러문항’ 22개를 공개했다.

공교육 중심의 ‘공정한 수능’을 위해 출제단계서부터 킬러문항을 걸러내겠단 입장이지만, 지역 교육 현장에선 킬러문항 선정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6일 교육부는 ‘사교육 경감 대책’을 발표하며 지난 2021학년도 수능부터 올해 6월 모의평가까지 4차례의 시험에 출제된 ‘킬러문항(초고난도 문제)’ 22개(국어 7개·수학 9개·영어 6개)를 공개했다. 또 검증 절차를 거치지는 않았지만 각 시험당 1개씩 과학탐구 4개 문항도 선별해 함께 제시했다.

지난 15일부터 열흘 간 교육부, 외부 전문가, 현장 교사로 구성된 ‘점검팀’이 총 480개 문제들을 검증한 결과로, 이들은 사교육에서 문제 풀이를 반복 훈련한 학생에게 유리한 문항을 ‘킬러문항’으로 정의했다.

교육부는 해당 문항들이 “공교육에서 다루는 수준보다 어려운 문장 구조로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해당 문항들이 교육과정을 위반했는지에 대해서는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특정 문항이 교육과정을 벗어났는지, 아닌지에 대해 전문가마다 의견차가 있을 수 있다”면서 “공교육 과정에서 다룰 수 있는지 여부에만 초점을 맞춰 문항을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킬러문항으로 지목된 일부 문항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시험 당일 ‘EBS 교재와 연계한 문항’이라 밝혔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지난 6월 모의평가 국어 33번과 2022학년도 수능 국어 13번의 경우, 평가원이 출제 당일 배포하는 보도자료를 통해 ‘EBS 교재를 활용한 문항’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교육부는 “조지훈의 ‘맹세’와 오규원의 ‘봄’이라는 시가 제시된 6월 모의평가 국어 33번은 전문 용어 사용, 높은 수준의 추론 등을 요구한다. ‘달러화’의 기축 통화 역할과 ‘브레턴우즈 체제’를 다룬 경제 분야 지문이 제시된 2022학년도 수능 국어 13번 역시 경제 영역의 높은 배경지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2학년도 수능 수학 ‘미적분’ 29번 역시 평가원은 ‘삼각함수의 극한을 구할 수 있다’는 교육과정 범위 내 문제라고 밝힌 바 있다. 반면 교육부는 “대학 수준 과정을 선행학습 한 수험생은 ‘테일러 정리’ 개념으로 문제를 풀 수 있었다”고 판단해 ‘킬러문항’으로 꼽았다.

이에 대해 지역 교육계는 ‘공교육 위주 수능 출제’에 찬성하면서도 교육부의 킬러문항 선정 기준이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정훈탁 광주시교육청 진로진학과 진학팀 장학관은 “국어 영역 비문학이 아닌 문학이 킬러문항에 선정된 게 좀 의아하다”며 “특히 독서와 문학은 교과서나 EBS교재의 지문들을 활용해 출제하는데, 앞으로는 출제 과정에서 작품을 선정하고 연계할 때 많은 연구가 뒷받침 돼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정 장학관은 이어 “공교육 위주로 출제하겠다는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킬러문항으로 선별된 것들을 보니 당장 올 수능 준비에 많은 준비와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양가람 기자 lotus@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