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다습 날씨 ‘미국흰불나방’ 확산… 방제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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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고온다습 날씨 ‘미국흰불나방’ 확산… 방제 시급
유충 발생 예년보다 10일 빨라
줄기 남기고 잎 모두 먹어치워
도심 가로수 이어 농작물 피해
“발생지역 마을단위 공동방제를”
  • 입력 : 2023. 08.09(수) 18:07
  • 송민섭 기자 minsub.song@jnilbo.com
장마와 폭염이 계속되면서 광주·전남지역에 돌발해충인 ‘미국흰불나방’이 급격히 증가해 가로수, 산림 속 수목류에 피해를 입히고 있다. 해충 피해를 입은 나무. 광주나무병원 제공.
장마 이후 폭염이 계속되면서 광주·전남지역에 돌발해충인 ‘미국흰불나방’이 급격히 증가해 방제 활동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나무병원과 전남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최근 미국흰불나방의 2화기(2세대 성충) 발생량이 급증하면서 광주·전남의 가로수, 산림 속 수목류에 피해를 입히고 있다.

미국흰불나방은 600개 이상의 알집을 형성한다. 이후 1∼3령충으로 나뉘는 발육단계를 거쳐 성충 나방으로 자란다. 발육 과정에서 3령 이상 넘어가면서 주변으로 분산하기 시작한다. 이때 섭식량이 많아져 수목의 줄기만 남기고 잎을 모두 먹어 치우는 특성을 갖고 있다.

특히 수종을 가리지 않고 먹는 특성 탓에 과수류는 물론 생활권 수목으로 활엽수인 벚나무, 참느릅나무, 뽕나무 등이 피해를 입고 있다.

유충시기에는 도심의 가로수를 갉아 먹어 시민들에게 피해를 주지만, 성충부터는 농작물로 대거 유입돼 산란하기 때문에 방제 시기를 놓치는 등 관리가 소홀하면 큰 피해를 입히는 해충이다.

문제는 예년보다 이른 창궐 시기다. 미국흰불나방 2화기 유충의 경우 일반적으로 8월부터 밀도가 증가하기 시작하는데, 올해는 7월 중순부터 발생하기 시작했다.

원인으로 고온 다습한 주변 환경이 꼽혔다.

와 나뭇잎을 갉아 먹는 미국흰불나방. 광주나무병원 제공.
조아혜 전남농기원 친환경농업연구소 연구사는 “고온다습한 기후일때 온도가 높아지면서 미국흰불나방의 생육과 발육이 빨라진다. 전남 기준으로 전년도 대비 평균기온, 강수량이 증가해서 산란이 앞당겨진 것으로 분석한다”며 “고온다습하면 발육 시기도 빨라지지만 활동 기간도 길어진다. 유충이 발생하기 시작하면 보통 가로수, 조경수에 발생한다. 뽕나무, 감나무에 피해를 준다. 초기에는 군집생활을 하는데, 잎을 다 먹는다”고 말했다.

이어 “유충은 발견 됐을 때 즉시 방제하는게 제일 효과가 좋다. 집단으로 뭉쳐있어서 가지를 잘라내 소각시키는 방법이 좋다”며 “농약안전정보 시스템에 등록된 약재를 사용해 집중적으로 살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예년보다 빨리 산란한 알은 부화해 광주지역 일부 가로수, 산림 속 수목류까지 실제 피해를 주고 있다.

영산강 인근을 산책하던 시민 김준표(45)씨는 “길을 지나다가 우연히 바닥에 떨어진 나뭇잎을 봤는데 털 달린 애벌레가 득실거려 소름이 돋았다”며 “가로수 몇몇도 점점 잎이 없어지고 있었다. 만지면 피부병도 걸린다니까 조심하게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국흰불나방 피해를 막기 위한 신속 방제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김중태 광주나무병원 원장은 “광주시내 생활권 수목의 미국흰불나방 예찰 결과 평동산단 가로수인 플라타너스, 영산강변과 황룡강변 이면도로 수목을 중심으로 피해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방제를 하지 않을 경우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기 때문에 발생이 많은 지역의 경우 마을 단위 공동 방제와 적기 방제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미국흰불나방의 서식 환경이 제각각 달라서 각 구별로 해충 방제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주민 피해 최소화를 위해 방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민섭 기자 minsub.s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