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1시 기준 6호 태풍 ‘카눈’ 예상 경로. 광주기상청 제공

한반도를 관통하며 ‘역대급 피해’를 줄 것으로 전망됐던 ‘카눈’의 세력이 상륙 후 약화됐다. 광주·전남의 경우 ‘카눈’이 당초 예상 경로보다 우측으로 비껴가면서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10일 광주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20분께 경남 거제 부근에 상륙한 제6호 태풍 ‘카눈’은 경상 서부를 지나 오후에서 밤 사이 충북도와 경기동부를 통과했다. 11일 새벽 북한 지방으로 이동해 소멸했다.

‘카눈’의 위력은 예상보다 약했다.

당초 기상청은 카눈이 이날 오전까지 최대풍속 33~43㎧의 ‘강’의 강도를 보이다, 한반도를 빠져나갈 때까지 25~32㎧의 ‘중’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상륙 당시 카눈의 최대풍속은 32㎧로 강도 ‘중’에 그쳤고, 이후 오후 3시께 안동에 도달하면서 24㎧로 점차 세기가 약해져 무등급으로 바뀌었다.

태풍은 이후 20㎧ 내외의 속도로 서진해 북한 신의주에 도달하지 못하고 소멸했다. 태풍이 북한 강계까지 가면서 사상 처음으로 한반도를 종단하는 태풍이 될 것이라는 예측 역시 빗나간 것이다.

또 기상청은 카눈이 청주를 관통할 것으로 예보했으나, 실제론 이보다 더 오른쪽으로 치우쳐 대구와 충주를 통과했다. 이에 광주·전남은 태풍 중심부와 멀어져 큰 피해를 면했다.

실제 광주·전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까지 신고 접수된 태풍 피해는 광주 12건·전남 56건으로 대부분 가로수 쓰러짐, 시설 파손 우려 등이었다. 인명피해는 없었다.

광주·전남은 이날 오후부터 태풍 영향권을 벗어나면서 전 지역에 내려진 태풍특보도 오후 4시30분을 기해 해제됐다.

다만 비는 이날 저녁까지 전남북부지역을 중심으로 계속 이어졌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누적 강수량은 광양 백운산 228.5㎜, 구례 성삼재 207.5㎜, 여수 돌산 151.5㎜, 광주 무등산 128.0㎜, 담양 봉산 120.0㎜, 화순 백아 117.0㎜, 광양 113.9㎜ 등을 기록했다.

순간 최대 풍속은 여수 간여암이 초속 29.2㎧로 가장 셌으며, 이어 거문도·화순 26.2㎧, 보성 23.9㎧, 신안 가거도 21.8㎧, 광주 무등산 20.1㎧ 순이었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이 북상하면서 기상조(태풍이 통과할 때 해수면이 상승하는 현상)와 높은 파고가 더해짐에 따라 11일은 전남남해안에 해안가 저지대를 중심으로 침수 가능성이 있겠으니, 시설물 파손과 안전사고 등의 피해가 없도록 각별히 유의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