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현우 나주시 문화예술특화사업단 단장. 도선인 기자 |
장현우 단장은 문화예술 기획자로 지난해 12월 ‘나주의 예술자원 발굴’이라는 부름을 받고 나주에 왔다. 나주 민선 8기 대표 공약인 ‘문화예술관광’ 실현을 위한 전담부서로 신설된 ‘문화예술특화기획단’을 맡게 된 것. 버려진 과일집하창고 건물을 리모델링한 옛 소통창작센터(학생운동길 35)에 국제 레지던스 공간을 마련하고 해외작가를 입주시켜 전시회를 여는 등 벌써 굵직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본격적인 관련 업무 수행을 위해 지난 7월 팀도 사업단에서 기획단으로 승격됐다.
![]() 나주에 문을 연 국제 레지던스의 모습. 나주시 제공 |
장 단장이 이렇게 자신감이 넘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담양에서 도시재생사업 일환으로 버려진 곡물 창고를 리모델링해 조성한 ‘담빛예술창고’의 경험이 굵기 때문이다. 장 단장은 2013년부터 담양에서 문화예술 기획자로 경험을 쌓았고 그 결과물로 담양문화재단과 담빛예술창고가 문을 열었다. 이어 폐 주조장을 리모델링한 ‘해동문화예술촌’과 담양 원도심 일원 건물을 재단장해 예술가들의 창작공간으로 탈바꿈한 ‘다미담 예술구’ 등이 문을 여는 모습을 지켜봤다.
특히 장 단장이 초대 관장으로 8년간 있었던 담빛예술창고는 2015년 9월 문을 연 카페 겸 전시 공간이다. 1968년 지어진 곡물 창고를 리모델링 한 것으로 옛 감성이 물씬 묻어나는 빨간 벽돌의 건물에는 페인트로 큼지막하게 쓴 글씨 ‘남송창고(南松倉庫)’가 아직도 남아 있다. 10년 넘게 방치됐었던 이 폐건물은 도시재생사업으로 대나무 파이프오르간이 들어서고 예술 작품이 채워지면서, 담양의 대표적인 예술 관광지가 됐다.
장 단장은 “담양에 예술촌을 조성하자는 담론 아래 당시 예술을 접목한 도시재생을 이끌게 됐다. 도시재생 사업 이후 연간 관광객이 200만명에서 600만명으로 늘었다. 도시재생의 성공사례라 할 수 있다”며 “도시재생은 예술가들에 의해 자생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산업화가 끝난 도시의 유휴공간을 예술로 채우고 아트투어, 맛집투어, 카페투어 등의 관광 콘텐츠를 연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남송창고’처럼 나주에서 장 관장 눈에 들어온 곳이 바로 ‘화남산업’의 건물과 부지다. 나주 죽림길에 있는 화남산업 단지는 방치된 폐공장인데, 이곳에 얽혀있는 역사가 기구하다. 1930년 일본인에 의해 설립된 2700평 규모의 통조림 공장으로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이곳에서 군인들에게 제공할 쇠고기 통조림을 만들었다. 이때 나온 소고기 부산물이 시초가 돼 ‘나주곰탕’으로 이어졌다. 해방 이후에는 공장이 한국인에 넘어가 황도 통조림과 월남전쟁 파병 군인들에게 보낼 김치 통조림을 만들었다고 한다.
장 단장은 이곳의 역사적 배경을 콘텐츠로 만들고 아트 플랫폼으로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이 외에도 나주문화재단, 나주시립미술관 조성을 위해 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다.
장 단장 “나주에 깃든 문화 콘텐츠와 관광 인프라가 무궁무진해 더욱 자신감이 생긴다. 문화 기획자 눈으로 보면 흡사 보물을 발견한 것과 같다”며 “단순 하드웨어 관광이 아닌 문화예술 활동성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두고 나주에서 예술관광 도시라는 선을 잇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