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식 투쟁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단식투쟁천막에 누워 있다. 뉴시스 |
이 대표는 11일 국회 본관 앞 단식 투쟁 천막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와 비공개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단식 농성에 돌입한 이후 공개 당무 일정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표는 전날까지 당무 일정을 소화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이 대표가 일어나기 힘들다고 연락해왔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 9일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수원지검에서 8시간 가량 조사받았다. 단식이 길어진 가운데 장시간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체력이 급격히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대신해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정청래 최고위원은 정부여당을 향해, “YS 단식 때나 DJ 단식 때나 야당이 단식할 때는 의례적으로라도 정부 여당이 걱정하는 척이라도 하고 때로 극적인 타협이 이뤄지기도 했는데, 오히려 야당 대표 단식을 조롱하고 폄훼하는 이런 비인간적인 정권은 처음 본다”고 날을 세웠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전날(10일) ‘정운갑의 집중분석’ 방송 인터뷰에서 “이 대표의 건강 상태가 상당히 안 좋다”며 “대통령실과 여당이 건강 상태를 묻는 등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고 의원은 “(단식) 10일째가 되면 몸 상태가 어떤지 뻔히 알텐데. 저는 검찰에 들어가자마자 의사가 기본적인 진단을 좀 하고 조사를 이어가도 되는지 판단하는, 그런 정도의 요식 행위는 할 줄 알았는데 그런 것도 전혀 없는 상태에서 (조사받고) 밤 10시가 되어서야 나왔다”고 말했다.
이날 박병석 전 국회의장과 김영주 국회 부의장, 설훈·안민석 의원 등 당내 4선 이상 중진 의원들은 이 대표를 찾아 단식 중단을 권유했다.
박병석 전 의장은 이 대표에게 “이미 단식을 시작한지 열흘이 넘었고, 건강과 체력에 한계가 있어 보인다”며 “이제 단식을 중단하고 건강을 회복해야 여러가지 산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의장은 “12일간 단식을 통해 이 대표 뜻이 국민들에게도 많이 인식되리라 생각된다”면서 가부좌를 틀고 앉은 이 대표의 팔을 잡으며 이 대표의 건강을 염려했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는 당 중진 의원들의 거듭된 만류에도, 단식을 계속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 대표는 “그 마음에 정말로 감사드린다”면서도, “이게 일시적인 행태라면 해결책이라도 있을텐데 갈 수록 끝도 없이 더 (정부 행태가) 심화될 것 같아 그게 제일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정권의 관심이 오로지 폭력적인 권력 행사, 그 자체에만 있고, 권력이 추구해야 될 핵심적인 과제인 민생이나 경제, 평화엔 전혀 관심이 없는 것 같다”면서 “이런 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야당이 하는 일도 너무 제한적이다. 말을 해도 속된 말로 귓등으로도 안 들으니...”라며 말끝을 흐렸다.
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