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기아타이거즈>장정석 금품 요구 여파, 시즌 전부터 어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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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기아타이거즈>장정석 금품 요구 여파, 시즌 전부터 어수선
KIA타이거즈 2023시즌 결산 - 호랑이 군단 왜 6위 그쳤나?①
개막 직전 뒷돈 요구 의혹 제기
징계위 개최 후 전격 해임 결정
시즌 중 심재학 신임 단장 선임
구단 내부 파악에 긴 시간 소요
  • 입력 : 2023. 10.23(월) 17:25
  •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
장정석 전 KIA타이거즈 단장이 지난 2021년 12월 5일 김종국 제10대 감독을 선임한 직후 악수를 나누고 있다. KIA타이거즈 제공
시작은 창대했으나 끝은 미약했다. 김종국 감독의 윈 나우 선언과 함께 우승을 목표로 출발했던 KIA타이거즈는 유독 다사다난했던 과정 뒤 6위의 성적으로 가을야구 탈락이라는 결과를 받아들었다. 장정석 전 단장의 금품 요구에 따른 해임부터 시즌 막바지 승부처에서 나성범과 최형우, 박찬호, 최원준의 줄부상까지 호랑이 군단의 올 시즌을 돌아보고 내년 우승 도전을 위한 과제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호랑이 군단이 2023시즌을 6위로 마무리했다. 가장 높은 곳을 목표로 겨울을 지냈지만 장정석 전 단장의 금품 요구 파문으로 개막 전부터 어수선한 분위기가 일었고 심재학 신임 단장이 중도 부임했으나 사태를 수습하기에는 여파가 너무 컸다.

KIA타이거즈는 지난 1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다이노스와 최종전을 끝으로 144경기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최종 성적은 6위.

73승 2무 69패(승률 0.514)로 5할 승률을 넘기는 데는 성공했지만 5위 두산베어스와 1경기 차로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정규 시즌 우승 팀 LG트윈스와는 13경기, 승률 9푼 2리로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김종국 감독은 시즌을 앞두고 중위권이라는 평가를 이겨내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김 감독은 지난 3월 26일 NC와의 마지막 홈 시범경기를 마친 뒤 “지난 시즌에는 포스트시즌을 목표했지만 올 시즌은 가장 높은 곳을 목표로 한다”며 “팬 여러분들이 기대하시는 곳을 향해 나아가겠다. 프로이기 때문에 무조건 우승을 목표한다”고 시즌 출사표를 밝혔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기도 전에 악재가 터졌다. 개막을 사흘 앞둔 3월 29일 장정석 전 단장이 박동원과 FA 협상 과정에서 금품을 요구했다는 의혹이 일었고, KIA는 곧장 징계위원회를 열어 해임 조치를 내렸다.

컨트롤 타워를 잃은 KIA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시즌에 돌입했다. 또 개막 직후 KBO의 의뢰로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등 관련 소식이 이어지며 뒤숭숭한 분위기를 지우지 못했고 장 전 단장이 영입한 선수들 역시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노출했다.

심재학 KIA타이거즈 단장이 선임 직후인 지난 5월 9일 선수단과 상견례에 앞서 김종국 감독과 포옹하고 있다. KIA타이거즈 제공
KIA는 수습을 위해 심재학 신임 단장을 선임했다. 장 전 단장이 불명예 퇴진한 만큼 신중을 거듭했고, 지도자와 해설위원 등 경험이 풍부한 인물에게 새로운 그림을 그리도록 했다.

심 단장은 꼬인 실타래를 신중하게 풀어갈 것을 다짐했다. 그는 취임 인터뷰를 통해 “시즌 중간에 왔기 때문에 가장 먼저 팀에 스며들어야 한다”며 “그 후에 팀이 갈 방향성과 제가 갈 방향성을 맞춰 가겠다”고 밝혔다.

또 “빨리 팀에 스며들면서 부족한 부분을 찾아내는 게 급선무다”며 “그 부분을 빠르게 채울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 제 역할은 전기차가 오래갈 수 있도록 좋은 배터리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한 시즌 간 업무를 파악하고 구단 내부에 스며드는 상황에서도 한 가지 임무는 완수했다. 김태군을 류지혁과 맞트레이드로 영입한 뒤 비FA 다년 계약으로 눌러앉히며 장 전 단장의 가장 큰 과오를 수습했다.

다만 여전히 남아있는 과제가 많다. 시즌 중반 승부수로 띄웠던 외인 투수 전원 교체는 사실상 실패했고, 김태군 트레이드 과정에서 1루 공백이라는 새로운 과제도 안았다.

심 단장은 지난 16일 NC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냉정하게 실패한 시즌으로 생각한다. 저부터 보고서를 쓸 것이고 전략기획과 스카우트, 전력분석팀에서도 받아서 내년 계획에 반영할 것이다”며 “시즌 중 팀에 왔지만 단장으로서 책임은 분명히 있고, 전력 평준화로 주전급 선수가 다쳐도 순위 싸움을 할 수 있는 선수층을 만드는 게 과제다”고 진단했다.

진단을 바탕으로 밑그림은 이미 상당 부분 그려진 것으로 보인다. 감독 등 주요 코칭스태프는 동행하되 외인 투수 선발이 실패했다는 판단하에 스카우트팀과 전력분석팀 등 내부 조직 개편과 강화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심 단장은 부임 후 첫 겨울을 맞는다. 단장으로서 첫해를 뒷수습과 적응에 신경 썼다면 두 번째 시즌은 결과를 만들어야 하기에 더욱 중요한 스토브리그다. 내년 가을 심 단장이 어떤 평가를 받을지 본격적인 준비는 이미 시작됐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